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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영화 마니아들 설레는 9월

입력 | 2008-08-29 02:55:00


《9월 3∼11일 문을 여는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CHIFFS)의 장점은 대중과 가까이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1회는 다양한 영화를 보고 싶어하는 서울 시민들이 영화제 현장을 쉽게 찾을 수 있어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고전 영화에 초점을 맞춰 중장년 관객을 끌어들이는 등 최신작 위주의 다른 영화제들과 차별성을 꾀한 것도 호평을 받았다. 올해는 최근작 대상의 경쟁부문이 새로 생겨 프로그램이 한층 풍성해졌다. 11개 부문 40여 개 나라의 초청작 170여 편 가운데 놓치기 아까운 코너와 작품을 소개한다.》

2회 충무로국제영화제 3∼11일… 11개부문 40여국 170여편 참가

① 개막작: 숨은 요새의 세 악인(2008)

‘일본침몰’(2006년)의 히구치 신지 감독이 거장 구로사와 아키라의 1958년 동명 영화를 리메이크했다. 조지 루카스 감독은 구로사와의 이 원작이 ‘스타워즈’ 시리즈 구상에 영향을 끼쳤다고 밝힌 바 있다.

일본 전국시대를 배경으로 신분을 감춘 공주와 사무라이가 함께 벌이는 모험 이야기를 그렸다. 주연은 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마쓰모토 준. 9월 3일 오후 7시 반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상영된다.

② CHIFFS 마스터스: 더글러스 트럼불

트럼불은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1968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미지와의 조우’(1977년), 리들리 스콧 감독의 ‘블레이드 러너’(1983년) 등 공상과학(SF) 걸작에서 특수효과를 총괄한 인물. ‘2001…’로 아카데미 특수효과상을 받았다.

9월 5일 오후 10시 반 충무로 대한극장에서 상영되는 ‘블레이드 러너: 파이널 컷’은 2007년 스콧 감독이 몇 장면을 추가하고 디지털 기술로 화질을 보정한 최종 버전이다. 국내 스크린에서는 첫 상영.

③ 데이비드 린 탄생 100주년 기획

10년 전 대한극장은 멀티플렉스 개조공사를 시작하기 전 70mm 스크린 고별 이벤트로 데이비드 린 감독의 ‘아라비아의 로렌스’(1962년)를 상영했다. ‘아라비아…’와 ‘닥터 지바고’(1965년) 등 린 감독이 70mm 필름으로 찍은 영화들은 TV의 등장으로 위기를 느낀 할리우드가 대응책으로 내세웠던 영상 스케일 미학의 정점을 보여준다.

이번 영화제에서 상영되는 프린트는 35mm 필름으로 옮긴 것이다. 찰스 디킨스의 소설을 영화화한 ‘위대한 유산’(1946년)도 볼 수 있다. 에단 호크, 기네스 팰트로가 주연한 1998년 작품과 비교해볼 기회다.

④ 독일영화사 특별전

20세기 초 표현주의 시대 걸작부터 1960∼70년 뉴 저먼 시네마를 거쳐 최신 독일영화의 경향까지 살펴볼 수 있는 기획전. 개원 40주년을 맞은 독일문화원과 함께 40편의 영화를 선정했다.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폴커 슐뢴도르프 감독의 ‘양철북’(1979년), 빔 벤더스 감독의 ‘베를린 천사의 시’(1987년), 1988년 작품을 재편집한 퍼시 애들런 감독의 ‘바그다드 카페: 뉴 디렉터스 컷’을 챙겨볼 만하다.

⑤ 한국영화 추억과의 재회

신영균 문희 주연의 ‘미워도 다시 한 번’(1968년)은 서울에서만 36만 명 이상이 관람한 히트작. 당시 서울 인구는 약 450만 명이었다.

현존 최고(最古)의 한국영화 ‘청춘의 십자로’(1934년)는 변사 조희봉의 열연을 덧붙인 유쾌한 무대를 마련한다. 칸 감독주간 40주년 특별전에서는 이광모 감독의 ‘아름다운 시절’(1998년)을 다시 만날 수 있다. 최호 감독의 ‘바이 준’(1998년)에 남겨진 유지태 김하늘의 데뷔 초 풋풋한 모습도 반갑다. 4000∼1만 원. www.chiffs.kr 02-2236-6231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