램지 英BT 디자인 사장 방한
“BT의 전신인 브리티시텔레콤은 유선 전화망을 독점하고 있어 규제 당국에만 의존했지만 이제는 고객 위주의 공정한 경쟁이 BT의 성장 동력입니다.”
영국 최대 유선전화 사업자인 BT그룹의 혁신을 이끌어 온 알 누어 램지(사진) BT 디자인 사장은 29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BT는 2000회계연도에 10억3100만 파운드(약 2조500억 원)의 적자를 낸 뒤 25만 명의 직원 중 절반 이상을 내보내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이후 기업 혁신에 ‘다걸기’하며 정보기술(IT)서비스 업체로 거듭난 결과 2007회계연도에는 25억600만 파운드의 순이익을 냈다.
램지 사장은 “국영 통신사 시절부터 내려온 오랜 관행에서 벗어나려는 경영진의 의지가 강했다”며 “혁신 성과를 보상체계에 연동해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한 것이 성공의 열쇠”라고 밝혔다.
BT의 혁신은 하드웨어 업체에서 소프트웨어 업체로 변신한 IBM과 더불어 가장 성공적으로 사업 전환을 한 사례로 꼽히며, 해외 통신기업들은 앞 다퉈 이를 ‘모델’로 삼고 있다.
그는 글로벌 통신 시장의 변화와 관련해 “미국 AT&T, 보다폰 등 세계 유수의 통신기업들이 인수합병(M&A)을 통한 몸집 키우기에 나서고 있다”며 “도이치텔레콤, 프랑스텔레콤 등도 소프트웨어 업체 인수를 시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한국은 우수한 인재가 많아 IT 부문이 다시 한 번 크게 도약할 것”이라며 “이제 기업은 독자적으로 생존할 수 없는 환경이 된 만큼 사업부문별 생태계를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램지 사장은 삼성전자 및 KT 등과 파트너십 체결을 추진하기 위해 방한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