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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권순택]광고주 협박자의 진실

입력 | 2008-09-01 02:59:00


1833년 미국인 벤저민 데이가 1부에 1페니(1센트)짜리 신문(뉴욕 선)을 처음 선보일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광고수입 덕분이었다. 신문 1부에 6센트였던 시절에 등장한 이 ‘페니 신문’은 신문 부수 확장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1830년에서 1840년 사이에 미국 인구는 32% 는 데 반해 신문 발행 부수는 2배, 연간 신문 구독 부수는 6800만 부에서 1억9600만 부로 무려 2.9배나 늘었다. 신문 독자의 증가는 신문 산업의 발전과 언론 자유의 확대로 이어져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했다.

▷광고는 민주주의 유지 발전 비용이기도 하다. 광고가 없다면 신문 값은 비싸질 수밖에 없고, 가난한 사람들은 신문을 사보기가 어렵게 된다. 이는 보다 균형 잡힌 여론의 형성을 막아 민주주의를 위협한다. 광고는 또한 상품과 서비스에 관한 정보를 소비자들에게 제공함으로써 판매를 촉진하는 역할도 한다. 아무리 좋은 제품이 있어도 광고를 못해 제 때 알리지 못하면 판매난으로 기업은 문을 닫아야 한다. 광고는 자본주의와 시장경제를 받치는 한 축인 것이다. 2006년 한 해 전 세계 광고비는 3850억 달러에 달했다.

▷미국산 쇠고기 반대 촛불 시위를 계기로 주류신문인 동아 조선 중앙일보에 광고를 내지 말도록 광고주를 협박하는 불법 활동이 인터넷을 무대로 벌어졌다. 검찰 수사 결과, 광고주 협박 주도세력의 대부분은 좌파언론단체인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과 진보신당,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관계자들이었다. 이들은 “정당한 소비자 운동을 했다”고 강변하지만 그들의 면면을 보면 주류신문에 타격을 주기 위한 반(反)언론, 반민주 활동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들의 광고주 협박으로 여행사 등 250여 개 업체가 6∼7월에만 110억여 원의 영업 손실을 봤다. 영업 손실로 경영이 어려워지면 기업은 광고를 줄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신문은 또 피해를 본다. 신종(新種) 언론탄압이 따로 없다. 문재완 한국외국어대 교수가 지난달 29일 한 세미나에서 “(광고주 협박은) 나와 다른 의견을 피력하는 신문사는 존재해서는 안 된다는 사고로 ‘사상의 자유시장’ 자체를 부정하는 태도”라고 한 것은 핵심을 찌른 지적이었다.

권순택 논설위원 maypo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