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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감독 ‘프로 200승’을 쏘다

입력 | 2008-09-01 08:59:00


종료 휘슬이 울리자 김정남(65) 울산 현대 감독의 입가에는 미소가 번졌다. 16시즌째 맞은 프로 지도자 인생, 그 어느 때보다 길었던 한 주를 보낸 뒤에야 200승 영예를 안았다.

8월 30일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열린 대구 FC와 삼성하우젠 K리그 17라운드 대결에서 울산은 3-2로 승리했다. “우리 선수들이 나보다 좋아하더라. 부담이 정말 컸나보다”는 김 감독의 한 마디엔 그간의 심적 부담이 오롯이 녹아있었다. 지난 주말 전북 현대전에서 승리, 199승을 챙긴 김 감독은 주중 컵 대회 성남 일화전서 비겨 대기록 작성을 미뤘다. “대구전을 꼭 이기겠다.”

하지만 홈경기 전적, 7승4무의 압도적 우위를 보여 온 대구였지만 쉽지만은 않았다. 김 감독과 86 멕시코월드컵에서 각각 감독과 선수로 한솥밥을 먹은 ‘사제지간’ 변병주 대구 감독은 “존경하는 스승이지만 기록의 제물이 되긴 싫다”고 투지를 다졌다.

주력들의 연이은 부상 속에 어렵게 울린 승전고. 값진 승점 3점을 추가한 울산은 사령탑 200승 달성 뿐만 아니라 세 가지를 덤으로 얻었다. 올 시즌 홈 13경기 무패(7승6무)를 올려 ‘홈 불패’를 유지했고, 루이지뉴의 두 번째 골은 K리그 통산 9,800호 골로 한국 축구사에 길이 남게 됐다. 또 407번째 경기에 출전한 우성용이 팀 세 번째 득점포를 작렬, 김도훈 성남 코치가 보유한 최다 골(114골) 타이를 이뤘다. 김 감독은 “모두가 잘해줬다. 이젠 리그, 컵 대회, FA컵을 향해 나가겠다”고 흐뭇해했고, 우성용은 “향후 10년간 깨질 수 없는 기록이기에 의식을 많이 했다.”고 벅찬 소감을 전했다.

울산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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