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가 명령하는 대로…
커브길 성능-승차감 완벽
‘일반 도로용 레이싱 타이어.’
금호타이어의 신제품 ‘엑스타 XS’를 끼우고 주행한 지 10분 만에 든 느낌이다. 기자는 현재 일반 타이어를 쓰는 ‘스피드 페스티벌’과 레이싱 전용 슬릭 타이어(바닥에 무늬나 홈이 없는 형태)를 사용하는 GTM ‘엘리사’ 경기에 출전하고 있는데 XS는 슬릭 타이어의 느낌에 가까웠다.
일반 타이어는 물론이고 초고성능(UHP) 타이어와도 비교되지 않을 정도의 강력한 접지력은 자동차의 주행패턴 자체를 바꿔버릴 정도였다. 이런 종류의 타이어를 여름용 익스트림 퍼포먼스 타이어라고 부른다. 브리지스톤 ‘RE-01R’, 요코하마 ‘어드반 네오바 AD07’,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 컵’ 등이 같은 부류다.
오직 핸들링 성능만을 추구하며 승차감이나 소음, 내마모성 등은 큰 고려대상이 아니다. 그러나 XS는 일상적인 주행을 할 때도 불편하지 않을 정도의 승차감을 제공했다.
테스트한 차종은 BMW M5로 해외 유명 브랜드의 최고급 UHP 타이어가 장착돼 있었다. XS로 바꾼 뒤 굽이치는 커브 길에서 테스트했다. 공기압은 40psi로 맞췄다. 속도를 올려 첫 번째 코너에 들어가는 순간 깜짝 놀랐다. 이전의 타이어라면 원심력을 이기지 못해 ‘끼이익’ 하는 비명을 지르면서 슬슬 미끄러졌는데 XS는 꿈쩍도 하지 않고 버텨주며 운전대를 돌린 방향을 따라 그대로 회전했다. 슬릭 타이어를 끼운 엘리사 경기용 차의 느낌과 흡사했다.
한계를 시험하기 위해 속도를 더 올리자 타이어는 가볍게 ‘스스슥’ 하는 소리를 내며 조금씩 미끄러졌는데 갑자기 접지력을 놓아버리지 않고 점진적으로 슬립이 진행돼 컨트롤하기도 까다롭지 않았다.
타이어가 버텨주는 만큼 차체의 흔들림은 조금 커졌다. 타이어가 도로를 잡고 버티는 접지력이 월등히 높아지면서 회전할 때 차체에 가해지는 원심력이 커져 롤링 현상이 더 심해진 것이다. 서스펜션이 강하지 않은 일반 차종이라면 흔들림은 더욱 심해진다. 고속주행을 하면서 차로를 변경할 때도 이전 타이어보다 반 박자 빨리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높은 성능과 함께 승차감까지 동시에 만족시키는 타이어로는 세계적으로도 세 손가락 안에 꼽힐 듯하다.
그러나 월등한 성능에는 대가가 따르기 마련이다. 우선 마모가 대단히 빠르다. 스포티한 주행을 즐긴다면 1만 km 정도 만에 교체해야 하고 적당히 주행해도 2만 km를 한계로 봐야 한다. 또 눈길에서는 성능이 ‘0’에 가깝고 기온이 5도 이하로 떨어질 때도 조심해야 한다. 가격은 20만∼30만 원.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