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대 한국농구연맹(KBL) 총재 취임식이 1일 열렸다. 전육(62) 총재는 앞으로 3년간 KBL의 행정을 책임지게 됐다. 이 자리에는 전임 총재들도 참석했다. 초대 총재 윤세영 SBS 명예회장을 비롯해 3대 김영기 총재 등이 자리를 함께 했다. 전육 총재는 취임사를 통해 “전임 총재들이 이룩한 공적을 바탕으로 KBL 총재로서 수행해야 할 책무와 과제에 대한 총론적인 구상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런 뒤 신임 총재는 “2012년 런던올림픽 4강 진출, 전경기의 TV 중계를 이루어 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청사진을 공개했다.
농구의 국제경쟁력 향상과 TV 중계를 통한 저변 확대 등은 농구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그러나 전육 총재가 밝힌 목표는 이상에 가깝다.
남자 농구는 2010년 아시안게임을 목표로 전임감독제를 실시하며 국제 경쟁력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전력상 아시안게임 4강 진출도 쉽지 않다. 그런 상황에서 4년 뒤 올림픽에서 세계 4강 진입은 이상일 뿐이다.
TV 중계 또한 지금까지 대부분의 경기가 케이블 방송을 통해 생중계되고 있다. 다만 프로농구계에서 가장 아쉬워하는 부분은 공중파 중계다. 중계권 판매 문제로 공중파에서 남자프로농구 중계를 거의 포기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들이었다.
게다가 KBL 사무국은 업무 공백이 우려된다. 전임 전무와 사업본부장은 8월 31일자로 사표를 제출했다. 후임자가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전임자들이 떠나 인수인계 문제가 발생했다. 전육 총재는 이에 대해 “앞으로 한달 동안 KBL 업무를 파악하고, 적임자를 물색해 후속 인사를 실시한 뒤 명확한 비전을 제시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농구계 안팎에서는 벌써부터 신임 총재와 함께 재출발하는 KBL을 우려하고 있다. 총재 선임 한달 정도가 지났지만 직면한 과제는 인지하지 못하고, 그럴싸한 청사진만 던져 놓기에 급급했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육 총재가 선임 총재들 못지않은 업적을 만들어 내려면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더 현실적인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3년 뒤 전임 총재들을 만났을 때 부끄럽지 않으려면 땀으로 결실을 맺어야 한다는 점을 잊으면 안된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