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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미국 중고차 시장에선 여전히 찬밥

입력 | 2008-09-02 14:58:00


지난 8월31일, 미국 야후(www.yahoo.com)의 초기화면 메인 기사로 현대차 액센트의 사진이 게재됐다. 불행하게도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이하 현대기아차)의 우수성을 설명하는 기사가 아니었다. 미국 중고차 시장에서 소유자에게 '가장 낮은 가치를 지닌 차'의 대표로 현대 액센트가 선정됐다는 내용이었다.

미국의 주요 소비자금융 사이트인 뱅크레이트(www.bankrate.com)사는 8월27일 중고차(출고된 지 5년) 가격을 조사해 '가장 가치 있는 중고차(Best Value Holders) 10'과 '가장 가치 없는 중고차(Worst Value Holders) 10'을 선정 발표했다.

불행하게도 높은 가치를 지닌 차 10선에 한국산 자동차는 단 한 대도 포함되지 못했다. 대신 가장 가치 없는 차 10선에 현대기아차의 수출 차량 5개가 포함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최악의 차 3위에 선정된 기아 스펙트라는 1만3545달러짜리 새 차가 5년 뒤에 2500달러(새 차의 18%)로, 6위 현대 액센트는 1만775달러 차가 5년 뒤에 불과 2080달러(19.3%)에 불과하다는 것이 뱅크레이트의 조사결과다. 이 밖에도 주요 저가 수출 차량인 기아 리오(5위)와 옵티마(8위), 그리고 현대 엔투리지(10위, 국내명 기아 그랜드카니발)가 포함됐다.

이 같은 잔존율은 가장 가치 있는 차 1위인 폭스바겐 R32의 중고차 잔존율 43%에 비해 2분의 1 이하다.

그러나 다행스러운 대목은 현대기아차의 주력 수출상품인 아반테(수출명 엘란트라)와 소나타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현대기아차의 미국 내 판매 신장률이 획기적으로 늘지 않는 이유로 저평가된 중고차 가격을 꾸준하게 지적해 왔다. 때문에 2007년 6월 현대기아차는 중고차 가격의 획기적인 재평가를 위해 미국에서 판매되는 중고차의 보증수리 기간을 기존의 5년 또는 6만 마일에서 신차와 마찬가지인 10년 또는 10만 마일로 연장하는 정책을 펴 왔다.

그러나 미국의 중고차 소비자에게 현대기아차의 가치는 아직도 낮게 평가 되고 있다는 점이 다시 한 번 입증된 셈이다.

한인 교포들은 "이 같은 조사결과는 낯설지 않다"면서 "현대차가 10년 워런티(보장) 정책을 수년 간 펼쳐왔지만 여전히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차는 저소득 계층의 전유물이다"고 말한다.

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