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KT&G 유도훈 감독의 전격 사퇴로 대신 지휘봉을 잡게 된 이상범(39) 감독대행.
그는 요즘 외부와의 접촉을 피하고 있다.
평소 매일 통화할 정도로 친하게 지내던 연세대 동문 선후배들의 전화도 안 받을 정도다. 자신의 농구 인생에서 반복되는 선배 감독들과의 묘한 관계 때문이다.
KT&G의 전신인 SBS의 창단 멤버였던 그는 코치로서 계속 한 팀에 머물며 벌써 4명이나 감독이 바뀌는 과정을 지켜봤다.
하지만 정상적인 사령탑 교체는 거의 없었으며 오히려 코트 안팎에서 파문을 일으킨 경우가 많았다.
김인건 감독에 이어 정덕화 감독과 호흡을 맞추던 이 대행은 2003년 12월 프로농구 사상 초유의 몰수게임 사태에 휘말려 3시즌 자격정지까지 받았다.
정 감독은 이 사건의 여파로 재계약에 실패했고 김동광 감독이 새로 부임했지만 2006년 12월 성적 부진으로 경질됐다.
그로부터 2개월여 만에 LG 코치로 있던 유도훈 감독이 전격적으로 합류해 호흡을 맞추다 2일 구단과의 갈등설까지 제기되면서 결국 팀을 떠났다.
농구인들은 KT&G가 감독 교체에 연이어 악수를 두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어수선한 가운데 ‘바늘방석’에 앉게 된 이 대행은 자신의 마음부터 추스르는 게 우선 과제일 것 같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