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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기시험 확산… 이면평가 강화… 기업별 맞춤전략 짜야

입력 | 2008-09-05 03:00:00

취업박람회 북적4일 서울 동작구 흑석동 중앙대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8 취업박람회’. 높은 구직 열기를 반영하듯 박람회장에는 빈자리가 없이 꽉 들어찼다. 연합뉴스


■올 하반기 취업 성공하려면

삼성 4000명… SK-현대重-두산-포스코 등 채용 봇물

영어 말하기 필수… 학점-자격증外 숨겨진 ‘지혜’ 중시

경기침체 건설업은 수시채용 적극 공략하는 게 효율적

《9월 들어 삼성, SK, 포스코 등 주요 기업들이 하반기(7∼12월) 대졸 공개채용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전반적인 국내 경기는 나쁘지만 주요 대기업들은 인재 확보와 함께 기업 친화적 정책을 강조하는 새 정부의 경제 살리기 정책을 ‘측면 지원’하기 위해 채용 규모를 늘려 잡고 있기 때문에 구직자들은 올해 하반기를 노려볼 만하다. 특히 9월과 10월에 대기업 채용이 많이 몰려 있다. 채용 전문가들은 “기업의 채용이 점점 복잡하고 다양화되기 때문에 최신 정보를 얼마나 빠르게 수집해 집중적으로 준비하느냐가 합격을 결정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 최신 정보가 합격의 열쇠

4일 채용정보업체 인크루트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8일까지 대졸 공채 원서를 받는다. 대상을 올해 8월 및 내년 2월 졸업예정자로 한정해 시험 기회를 주는 게 특징. 전자, SDS, 전기 등 전 계열사에 걸쳐 약 4000명을 뽑는다.

▶본보 2일자 A15면 참조

삼성그룹 하반기 4000명 채용… 작년보다 800명 늘어

SK에너지, SK텔레콤 등 SK그룹 계열사들은 20일까지 신입사원을 뽑는다. 모집전공은 지원회사별로 다르다. 서류 전형을 통과하면 SK종합적성검사, 영어시험 등 필기전형을 치르고, 최종적으로 면접전형을 통과해야 한다.

포스코그룹은 16일까지 신입사원 및 연구원을 채용한다. 연구원은 석사 이상이어야 지원할 수 있다. 서류전형을 통과한 지원자는 인성검사, 직무역량평가 등을 거친 후 면접전형에 응시할 수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도 17일까지 신입사원을 채용한다. 일반 신입은 전공에 상관없이 지원할 수 있지만 연구원은 이공계 관련 전공자여야 한다. 서류전형인 1차 전형을 통과하면 토익 말하기 시험, 한자 시험, 직무적성검사 등의 2차 전형을 치르게 된다.

두산그룹 역시 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등 전 부문에서 17일까지 서류접수를 실시한다. 공인어학성적은 인문계열 토익 기준 700점, 이공계열 600점 이상. 서류전형을 통과한 지원자는 두산종합인적성검사(DCAT)를 거쳐야 한다.

LG전자는 21일까지, GS칼텍스는 18일까지 각각 신입사원을 모집한다. 특히 GS칼텍스는 서류전형에서 특이 경력자를 우대하고, 필기시험에서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을 치르는 게 특징이다.

이 밖에 국민은행, 우리은행, 한화그룹, 현대오일뱅크, STX그룹, 동아제약, 한국야쿠르트 등도 9월이나 10월에 채용을 진행할 예정이다.

○ 필기시험과 이면평가 중요

대기업들은 최근 들어 대졸 공채 때 ‘필기시험’과 ‘이면(裏面)평가’를 강화하는 추세다. 채용정보업체들은 올해 하반기에도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올해 처음 한국사 시험을 도입했다. 이는 “글로벌 시대에 국가 정체성이 없는 사람은 사업도 제대로 못한다”는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의 지론에 따른 것이다.

GS칼텍스 측은 “난이도는 고등학교 역사 교과목 수준인데 곧 홈페이지에 예시 문제를 게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은 2006년부터 한자시험을 도입했다. 국민은행은 2003년부터 논술시험을 추가했다.

또 우리은행은 지난해부터 국사와 국어 관련 자격증을 제시하면 가산점을 주고 있다. 삼성그룹도 2005년부터 한자능력 자격 3급 이상 보유자에게 직무적성검사 때 급수에 따른 가산점수를 주고 있다.

GS칼텍스 인사담당자는 “서류전형과 면접만 봐서는 구직자의 지적 수준과 소양을 제대로 평가하기 힘들다”며 “필기시험을 통해 구직자가 글로벌 사업을 맡을 국가 정체성이 확립됐는지, 기초지식은 충분히 쌓았는지를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은 또 구직자의 학점, 외국어 성적, 자격증 수 등 겉으로 드러난 모습뿐 아니라 숨겨진 부분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 대형 조선업체 인사담당자는 “두루 뛰어난 인재보다는 우리 회사에 딱 맞는 인재를 뽑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회사 홈페이지에 밝힌 인재상 덕목이 곧 면접시험의 채점 기준표라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이광석 인크루트 대표는 “기업들이 구직자의 이면을 보기 위해 특정 상황에 대한 행동 패턴, 문제해결 능력, 커뮤니케이션 방식 등을 중요시하는 추세”라며 “목표로 하는 기업에 입사한 선배들을 찾아 해당 기업이 선호하는 인재상, 주요 질문 등을 물어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 이렇게 준비하라

김화수 잡코리아 사장은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이 올해 채용을 주도적으로 이끌 것으로 보인다”며 “업종별로 선호하는 인재상을 파악해 맞춤전략을 짜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근 금융권은 서류전형에서 어학점수, 전공 등 각종 자격을 완화하는 대신 면접을 강화하는 추세. 목표 기업을 정하고 면접 연습을 심층적으로 하는 게 좋다.

전기전자 업종은 주요 대기업이 많이 포진해 있기 때문에 전통적으로 가장 많은 신입사원을 뽑아 왔다. 대부분 이공계 전공자를 뽑기 때문에 인문계 전공자는 영업, 마케팅, 기획 부문의 전문 역량을 쌓아 능력을 보여 주는 게 중요하다.

제조업은 기술영업, 설계, 안전관리 등 전문기술이나 지식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격증을 준비하는 게 좋다. 경기 침체로 채용이 줄 것으로 예상되는 건설업은 정기 공채 외에 수시채용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게 효율적이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