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와 두산의 잠실 3연전 마지막 경기가 열린 4일 잠실구장. 5-5로 팽팽히 맞선 가운데 두산은 9회말 1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희생플라이 하나면 경기가 종료되는 상황. 마운드엔 한화 마무리 토마스, 타석에는 수위타자를 다투고 있는 홍성흔이 들어섰다. 하지만 홍성흔은 4구 만에 삼진으로 돌아섰다. 마지막 볼판정에 거세게 항의했지만 소용없었다. 뒤이어 들어선 채상병 역시 삼진. 양 팀이 이틀 연속 연장전에 돌입하는 순간이었다.
연장전은 단 하루만으로도 선수들에게 체력적으로 큰 부담이 된다. 하물며 양 팀은 전날 사상 초유의 5시간51분짜리 18이닝 경기를 치른 직후였다. 안 그래도 피로를 호소하던 양 팀 덕아웃에서 한숨이 나올 만도 했다. 한화는 올해 2연속경기 연장전이 처음. 두산은 한 차례(7월27일 잠실 삼성전-29일 잠실 롯데전) 경험해봤지만 당시에는 휴식일인 월요일이 끼어있었다.
그래도 승리는 양쪽 모두에게 중요했다. 두산은 3위 롯데가 LG를 꺾으면서 다시 턱밑까지 쫓겼고, 한화도 5위 삼성과의 3연전에 앞서 3패를 떠안은 채 돌아갈 수 없다는 각오였다. 결국 승부는 10회에 두산의 승리로 끝났다. 전날에 비하면 양호(?)한 결과. 하지만 2패를 당한 한화 선수단의 발걸음은 유독 무거워보였다.
잠실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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