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가 논란이 됐던 ‘영어 사용 의무화’ 방침을 철회했다.
LPGA 투어 커미셔너인 캐럴린 비븐스 씨는 6일 “영어 사용 의무화와 관련된 벌칙 규정을 무효화하기로 결정했다”면서 “벌칙 규정을 포함하지 않은 수정된 정책을 올해 말까지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AP통신은 지난달 26일 “내년부터 LPGA 투어에 참가하는 모든 선수들이 의무적으로 영어를 사용해야 하며 말하기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면 2년 동안 출전할 수 없다”고 보도했다. 이 방침이 알려지자 ‘골프 여왕’ 로레나 오초아(멕시코) 등 LPGA 선수뿐 아니라 미국프로골프(PGA)에서 활약하는 남자 선수들도 이를 문제 삼았고 뉴욕타임스와 LA타임스 등 미국의 주류 언론도 ‘차별 정책’이라며 비판에 가세했다.
LPGA는 이런 반발에도 지난달 29일 “효과적인 영어 커뮤니케이션이 LPGA의 사업과 선수들의 성공을 위해 아주 중요한 것”이라며 영어 사용 의무화 강행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아시아계 인구가 많은 캘리포니아 주의 정치인들이 법적 대응 움직임을 보인 데다 1993년부터 ‘스테이트팜 클래식’을 후원해 온 스테이트팜 보험사마저 최근 “재후원 계약 여부를 결정할 때 고려할 만한 문제”라며 강하게 반대하자 결국 뜻을 굽혔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