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평소실력 발휘못했어”
[2]싫은 과목은 멀리
[3]상위권 따라하기
3대 고질병 뜯어고치면 내신평균 2,3등급 오른다.
《‘공부량이 적어서가 아니라 공부의 체계가 잡혀 있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열심히 공부해도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고 하소연하는 중위권 학생들의 현실을 정확하게 요약한 말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고등학교 1, 2학년인 중위권 학생들이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이해하고 그에 맞는 공부법을 찾아 꾸준히 노력하면 대학수학능력시험 백분위는 5∼10% 이상, 학교 내신은 평균 2, 3등급은 올릴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정도면 서울지역 중상위권 대학 입학도 노려볼 만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상위권 진입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좀처럼 오르지 않는 성적 때문에 초조해 하는 중위권 학생의 성적 향상을 위한 체크리스트를 소개한다.》
○ 공부역량 객관화가 우선
목표를 이루려면 자신의 공부역량에 대한 객관적인 이해가 우선돼야 한다. 하지만 이 첫 단추를 잘못 끼운 학생이 의외로 많다. 중간·기말고사, 수능 모의고사에서 어쩌다 잘 본 과목은 자신의 평소 실력이 발휘됐다고 생각하면서, 계속 성적이 좋지 않은 과목은 자신의 실력과 무관하다고 믿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원래 다 아는 문제인데 시험 전날 잠을 설쳤다’, ‘선생님이 애초 약속했던 시험범위 밖에서 출제했다’, ‘시험시간표가 그 과목을 공부하는 데 불리하게 짜여 있다’ 등 성적 부진의 원인을 자신이 아닌 외부 요인들로 돌리는 것은 중위권 학생들이 범하기 쉬운 잘못된 습관이다.
이들은 지금까지 치른 시험 중 제일 잘 나온 성적이 자신의 진짜 실력이라고 믿고,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성적을 올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때문에 현실적으로 ‘In Seoul’도 장담하기 힘든 점수임에도 입시 컨설팅이나 모의지원 시 상위권 대학을 고집한다.
에듀플렉스 개포지점 박준선 선임매니저는 “자신의 학습능력과 현 위치를 객관적으로 분석할 수 없다면 어떤 공부 처방도 효과를 보기 어렵다”며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려면 자신의 실력에 대한 객관적인 시각부터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 좋은 과목 아닌 못하는 과목 공략을
중위권 학생들의 잘못된 공부전략 중 하나가 ‘못하는 과목이 아닌 좋아하는 과목’에 공부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다. 취약 과목이야말로 집중적인 시간 투자를 통해 점수를 크게 끌어올릴 수 있는 과목임에도, 공부 과정이 지루하고 고통스럽다는 이유로 당장 재미를 느끼는 과목만 계속 붙잡고 있는 것.
이런 습관이 입시 때까지 계속되면 취약한 전략과목에 발목을 잡혀 입시에서 낭패를 볼 가능성이 매우 높다. 현재 가장 점수가 낮은 영역이 역설적이게도 점수 상승의 가능성이 가장 높은 영역이라는 발상전환으로 지금부터라도 기초를 다져 놓아야 한다.
공부 자체가 아니라 공부라는 ‘행위’에 몰두하는 습관도 고쳐야 한다. 연습장 빽빽이 단어를 적어가며 외워 놓고도 책장만 덮으면 잊어버리거나, 교과서나 참고서 가득히 밑줄과 동그라미를 쳐가며 공부하고도 정작 성적은 오르지 않는 경우가 대표적으로 중위권 여학생들에게서 자주 발견된다.
공부를 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한 자각은 강한 반면 공부하는 내용 자체에 대한 몰입은 떨어져 들인 시간과 노력이 효과로 나타나지 않는 경우다. 부모에게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부담감에서 벗어나야 당면한 학습 내용에 집중력을 보일 수 있다.
○ 상위권 따라가기 공부는 곤란
상위권 친구들의 학습전략을 무조건 따라가는 ‘묻어가기’식 공부도 피해야 한다. 대개 중위권 학생들은 단원의 기본개념이나 원리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심화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B단원을 이해하려면 선수 단원인 A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인데, A·B단원에 대한 이해를 전제로 C단원을 선행하는 상위권 학습전략을 답습해서는 성적부진의 근본원인을 치료하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당장 중간고사에 출제될 단원에 대한 이해는 부실한데 5, 6개 단원씩 앞서가는 공부방식은 중위권 학생에게 큰 의미가 없다고 말한다. 복습 위주의 공부로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을 확실히 이해해 기초를 다진 뒤에 선행에 나서야 한다.
수능과 내신 사이의 공부균형도 중요하다. 내신과 수능 공부를 별개로 생각하고 평소 수능에만 집중하다가 내신시험을 2, 3주 앞두고 친구들의 노트를 복사하는 식의 공부는 효과를 볼 수 없다.
강남구청 인터넷 수능방송 차길영 강사는 “특히 중위권 학생의 경우 수능 대비의 기본은 충실한 학교 내신에서 시작된다”며 “다걸기(올인) 식으로 내신이나 수능 어느 한 편에만 공부역량을 집중시켜서는 대입에서 좋은 결과를 얻기 힘들다”고 말했다.
우정열 기자 passi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