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가격비교 캡쳐화면
SK텔레콤이 2월 시작한 오픈마켓 서비스 11번가(www.11st.co.kr)가 '인터넷 최저가'를 앞세워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9일 SK텔레콤에 따르면 11번가는 2월 27일 서비스 시작 이후 약 6개월 만에 회원수 140만 명을 넘어섰으며 판매자도 8만5000명을 확보했다.
순 방문자 수도 8월 마지막 주 기준으로 국내 전체 사이트 중 20위에 올랐으며 온라인쇼핑몰 중에서는 4위, 오픈마켓 중 3위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0만 명을 육박하는 회원을 확보한 옥션과 G마켓에 비하면 아직은 미미한 수치. 하지만 GS이스토어, 다음온켓 등 기존 오픈마켓 업체들을 단숨에 제치고 회원수와 거래량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추세대로 라면 1, 2년 내에 거래량 기준 1, 2위 업체인 G마켓과 옥션을 따라잡을지도 모른다는 전망도 나온다.
11번가의 약진은 사실상 모든 판매 물품이 '인터넷 최저가' 검색에서 1위로 오르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
오픈마켓의 특성상 옥션과 G마켓 GS이스토어 등 오픈마켓 업체는 달라도 판매자는 똑 같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판매자들이 각 오픈마켓에 제시하는 제품 값도 대부분 비슷하지만 오픈마켓 업체와 함께 하는 프로모션 행사 등으로 인해 값이 조금씩 차이 나기 때문에 최저가 검색에서 같은 판매자라도 가격이 다르게 나타난다.
최근 11번가는 사실상 모든 제품에 대해 자사 부담으로 '8% 할인쿠폰'을 지급하고 있다. 상품 값이 자연스럽게 인터넷 최저가보다 8% 쌀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11번가의 '쿠폰 지급을 통한 급성장'을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많다.
한 대형 오픈마켓 관계자는 "인터넷은 대체비용이 제로(0)인 시장이기 때문에 쿠폰 혜택이 사라지면 소비자들의 발길도 바로 끊길 것"이라며 "대기업인 SKT가 옥션이나 G마켓처럼 밑바닥부터 '인터넷 재래시장' 사업을 해 온 기업들의 노하우를 뛰어넘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11번가 관계자는 "단순한 가격 경쟁 뿐 아니라 쇼핑을 하면서 듣고 얘기하고 즐기는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활용해 미래지향적인 쇼핑 서비스로 승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성엽 기자 cp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