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성길 다른 사람에게 운전 맡겼다 사고 나면…?
추석 기간 중 여행 다니다 사고 나거나 다치면…?
추석을 맞아 귀성길에 오르기 전에 보험에 관한 몇 가지 상식을 알아두면 긴급 상황에서 도움이 된다.
자가용으로 고향에 돌아가는 운전자는 장거리, 장시간 운전을 하는 일이 많다. 같이 탄 형제나 친척, 친구와 교대로 운전하려 해도 사고가 났을 때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어 선뜻 운전대를 내주기 꺼려진다.
귀성 전에 ‘임시운전 담보특약’에 들어두면 명절 동안 일시적으로 누가 운전하느냐에 관계없이 가입한 보험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가족운전특약이나 연령운전한정특약 등에 이미 가입한 사람은 7∼15일 일시적으로 이 특약을 해지하고 추가로 2만 원 정도의 보험료를 내면 임시운전 담보특약의 적용을 받을 수 있다.
자신이 ‘무보험차 상해담보’에 가입했다면 다른 사람의 차를 몰아도 걱정 없다. 남의 차를 운전하다가 사고가 나면 자신의 자동차보험에서 보상해주기 때문이다. 다만 승용차 차종으로 가입했으면 운전한 차종도 승용차여야 하는 등 차종은 동일해야 한다.
귀성길에 교통사고가 났는데 가해 차량이 현장에서 달아나 버리는 ‘뺑소니’거나 보험에 들지 않은 무보험 차량이면 정부보장사업을 이용해 보상받을 수 있다.
정부보장사업은 보유불명(뺑소니) 자동차나 무보험 자동차에 사고를 당한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정부에서 운영하는 사회보장제도다.
피해자가 죽었을 때는 2000만∼1억 원을, 다쳤을 때는 최고 2000만 원까지 보상받을 수 있다. 하지만 자동차 파손과 같은 대물 사고에 대한 보상은 하지 않으며 피해자가 산재보험 등 다른 제도로 보상받을 수 있으면 중복해 혜택을 받을 순 없다.
정부보장사업을 통해 보상금을 받으려면 반드시 사고 사실을 경찰에 신고해야 하며, 이 사업의 업무를 위탁받은 11개 손해보험사에 사고를 접수시키면 된다.
연휴에 손해보험사의 여행보험을 드는 것도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하는 방법 중 하나.
교통사고를 비롯해 여행 중 사고로 죽거나 다치는 것을 보장하며 소지품 분실, 도난, 파손 사고와 여행 중 가입자로 인해 발생한 배상책임손해를 보상해준다.
여행보험은 여행을 떠나기 직전에도 손보사의 인터넷 홈페이지나 콜센터를 통해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다. 보통 최고 보상한도 1억 원 정도인 여행보험은 여행 기간 4일 기준 보험료가 1인 당 3000원 정도로 저렴한 편이다.
사고가 났을 때 보험의 혜택을 제대로 받으려면 몇 가지 유의할 점이 있다.
사고가 난 즉시 차를 세워 사고현장을 보존한 다음 카메라로 현장을 찍고 상대 운전자나 다른 목격자의 이름, 전화번호, 운전면허번호 등을 적어둬야 한다.
경찰에 사고 발생 신고도 해야 한다. 사고 신고를 하지 않은 점을 이용해 상대방을 뺑소니로 몰아 보험금을 타내려는 보험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가벼운 사고일 땐 보험사 사고보상센터에 연락해 보험 처리와 자비 처리 중 어떤 쪽이 유리한지 물어보는 게 좋다. 보험금을 받으면 다음 해 보험료가 올라가기 때문에 자기 돈으로 물어주는 편이 나을 수 있다.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