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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경기장…북한은 왜 웃나

입력 | 2008-09-11 09:39:00


올해에만 4번째 남북전이 열린 10일 중국 상하이 홍커우 스타디움. 경기 시작에 앞서 중국 공안들은 철저한 보안에 신경을 쓰는 듯 했다.

3월 3차 예선에서는 볼 수 없었던 보안용 엑스레이에서부터 다양한 장비를 동원해 경기장에 입장하는 관중들을 철저하게 검색했다. 경기장 안에도 하얀색 티셔츠를 맞춰 입은 공안들이 관중석 맨 앞자리에 앉아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이 또한 3월 남북전에서는 볼 수 없었던 장면. 중국 당국은 최근 경직된 남북 관계와 3월 벌어진 경기에서 예상보다 많은 한국 팬들이 경기장을 찾았던 점 등을 고려해 대비책을 세운 듯 보였다.

그러나 그들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경기장은 텅텅 비었다. 본부석 맞은편, 본부석을 기준으로 왼쪽 골대 뒤, 본부석 양쪽을 제외하면 많은 좌석이 비었다. 3만20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스타디움이었지만 관중은 1000여명에 불과했다.

이런 현상이 벌어진 이유는 3월 남북전 경기 내용이 좋지 않아 현지 교민들의 관심을 잃은 탓도 있지만 북한이 티켓 가격을 터무니없이 높게 책정한 탓도 있었다. 이날 경기장 1등석은 1400위안(23만원)이었고, 가장 싼 티켓이 200위안(3만5000원)이었다. 북한은 관중이 많으면 비싼 티켓으로 많은 수익을 올려서 좋고, 관중이 오지 않으면 한국이 홈팀 분위기를 낼 수 없어서 좋고, 결국 두가지를 염두에 두고서 제3국 개최라는 편법을 동원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 점에서 보면 결과적으로 북한의 노림수는 적중했다.

상하이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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