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후 첫 파견, 미-러 긴장고조… 차베스 “시승” 밝혀
메드베데프 대통령 “軍 재무장 국가 최우선 과제 삼아야”
그루지야 사태 이후 미국과 러시아 간에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의 장거리 전략폭격기 2대가 베네수엘라에 도착해 양국 관계가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AP통신이 10일 보도했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의 Tu-160 폭격기 2대가 도착했다”며 “직접 시승해 보겠다”고 말했다.
냉전 이후 러시아가 아메리카 대륙에 전략폭격기를 파견한 것은 처음이다.
러시아는 전략폭격기 파견에 이어 ‘군의 재무장’에 나설 것임을 밝혀 향후 움직임이 주목된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11일 군의 재무장을 국가 최우선 과제(top priority)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군의 재무장 결정은 그루지야의 침공과 잇따른 군사적 움직임에 따른 위기에 영향을 받은 것”이라며 “우리는 현대화되고 효율적인 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러시아군은 베네수엘라에 전략폭격기 2대를 파견한 것과 같은 새로운 형태의 군사훈련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러시아 이타르타스통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러시아가 전략폭격기를 보낸 것은 미국이 지배했던 세계가 다극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양키 헤게모니’는 끝났다”고 미국을 조롱했다.
러시아 전략평가연구소의 알렉산드르 코노발로프 소장은 “‘미국이 흑해에 군함을 보내면 러시아는 미국의 문 앞에 폭격기를 보낼 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베네수엘라에 도착한 러시아 전략폭격기들은 며칠간 중립영해 상공비행 훈련을 실시한 뒤 본 기지로 되돌아갈 예정이라고 인테르팍스통신이 보도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