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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의 기능만! 4만원대 스캐너

입력 | 2008-09-15 12:46:00


각종 문서나 그림, 사진 등을 흑백 또는 컬러 그림 파일로 변환해 저장하는 장치인 스캐너.

최근 프린터, 팩스, 복사기, 스캐너 등의 기능을 모두 갖춘 복합기에 밀려 인기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지만 스캐너 마니아들은 여전히 존재한다.

이미 사용 중인 프린터가 있다면 PC에 스캐너를 연결하는 것만으로도 스캔 뿐 아니라 복사, 이메일보내기 등 웬만한 복합기의 기능을 모두 사용할 수 있기 때문.

최근에는 스캐너의 값이 많이 떨어져 10만원 전후 가격대의 다양한 제품이 시중에 유통되고 있다.

그 중 '까다롭게 이것저것 안 따지고 그냥 기본 기능만 있으면 된다'는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제품이 있다.

캐논에서 시판중인 스캐너 'LiDE25' 모델이 그것.

이 제품은 인터넷 가격비교 사이트에서 '인기상품 순 정렬', '낮은 가격 순 정렬'을 눌렀을 때 두 경우 모두 목록의 가장 윗부분에 보이는 제품이다.

네이버 가격검색결과에 따르면 이 제품의 최저가는 4만3590원. 최고가는 8만6400원이다. 판매중인 쇼핑몰은 모두 137곳.

이중 믿을만한 유명 쇼핑몰과 판매자를 찾아 4만6170원(배송료 2500원 포함)에 제품을 구입해 사용해 봤다.

싼 게 비지떡이 아닐까, 혹시 일부 기능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외관

제품은 별도의 택배 포장 없이 배달됐다. 기본 포장 자체가 튼튼해 별도의 포장이 필요 없어 보였다. 뚜껑을 열자 두꺼운 마분지 상자 두개가 제품의 양쪽 끝을 붙잡고 있었다.

제품의 크기는 가로 25.6㎝, 세로 383㎝, 높이 3.4㎝로 면적은 초등학생 스케치북과 비슷하다.

뚜껑은 검정색, 본체는 회색이고 스캐닝할 문서를 올려놓는 '베드'의 크기는 A4용지를 올려놨을 때 위와 옆쪽으로 약 1㎝ 가량이 남을 정도의 크기였다.

별도 전원을 사용하지 않고 USB 케이블을 이용해 PC에서 공급받은 전력을 이용하기 때문에 설치가 간편한 것이 장점이다.

●기능

제품 설명서에는 스캐닝 속도가 600dpi 해상도일 경우 줄 당 16밀리초, 1200dpi로 스캔하면 줄당 32밀리초라고 나와 있다.

이 보다 상위모델인 LiDE60이 각각 줄당 6.4밀리초(600dpi)와 12.7밀리초(1200dpi)임을 감안하면 한눈에 스캔 속도가 느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A4 용지를 스캔할때 실제 필요한 시간이 어느 정도인지 스톱워치로 측정해봤다.

로또 복권을 베드에 올려놓고 A4용지 크기로 스캔을 했다.

흑백 모드로 놓고 600dpi 해상도에 맞춰 스캐너를 작동시키자 43초 만에 PC화면에 스캔된 결과물이 뜬다.

600dpi 해상도는 가로 4960픽셀, 세로 7015픽셀 크기로 그림을 저장한다.

이번에는 같은 해상도에 '회색조' 스캔을 했다. 이 때 걸리는 시간 역시 43초.

컬러 600dpi는 시간이 오래 걸렸다. 2분 11초. 1200dpi는 지루했다. 무려 10분 이상이 소요됐다.

일반 스캐너에 비해 5, 6배 이상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만 결과물을 놓고 보면 만족도는 높다.

'은행권, 국채 등의 스캔은 법적으로 금지돼 있으며 이를 위반하면 민형사상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경고문구가 실감이 날 정도로 스캔한 그림 파일의 품질이 뛰어나다.

스캔하는 동안 이미지 센서가 오가는 소리도 일반 스캐너에 비해 큰 편이지만 신경에 거슬릴 정도는 아니다.

제품과 함께 제공되는 소프트웨어 역시 메뉴가 큼지막한 아이콘으로 표시돼 있어 PC를 잘 못 다루는 사람도 쉽게 스캐너를 이용할 수 있다.

제품 앞면에 달린 버튼 조작만으로도 스캔과 복사 이메일 전송이 가능한 것은 높은 가격대의 스캐너와 마찬가지.

외관과 기능, 소프트웨어 등을 종합하면 이 제품은 스캐너 사용 빈도가 낮아 큰돈을 투자하기는 아깝지만, 가끔씩 반드시 뛰어난 기능의 스캐너가 있어야 하는 사람들에게 유용한 제품이다.

"2분 11초 기다릴래? 10만원 쯤 더 쓰고 빨리 해 치울래?"라는 물음에 어떤 대답을 하느냐에 따라 제품 선택의 기준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나성엽기자 cpu@donga.com


▲ 영상취재 : 나성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