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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대학 자유전공학부 인기 상한가

입력 | 2008-09-16 03:08:00


‘로스쿨 징검다리’로 떠오르나

2009학년도 대학 입시에서 새롭게 도입된 자유전공학부가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고 대학마다 이 분야를 특성화할 계획이어서 ‘명품 전공’으로 부상하고 있다.

당초 미달 사태까지 우려했던 대학들은 이 전형이 다양한 우수 인재를 육성할 수 있는 ‘줄기세포’ 같은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힘을 실어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원서접수가 끝난 2학기 수시모집에서 각 대학의 자유전공학부는 경쟁률 측면에서 일단 입지를 확보했다.

자유전공학부의 경쟁률은 대부분 평균 경쟁률을 상회한 가운데 전통적인 인기학과보다 경쟁률이 높은 곳도 있었다. 고려대는 경영대(36.8 대 1)보다 높은 43.6 대 1, 연세대는 경영계열(54.7 대 1)보다 높은 55.2 대 1을 기록한 것.

이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신설로 법대 신입생 모집이 중단되자 인문계 상위권 학생 상당수가 자유전공학부를 대안으로 선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인문계와 자연계를 구분해 선발한 서울대와 경희대의 경우 인문계 쏠림 현상이 두드러진 것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서울대의 경우 자유전공학부가 포함된 특기자전형 전체 경쟁률이 9.42 대 1을 기록했지만 자유전공학부 인문계는 11.9 대 1로 더 높았고, 전공 분야가 대강 정해진 자연계도 7.6 대 1을 기록했다.

상반기에 각 대학이 자유전공학부 신설을 발표했을 때 세간에는 ‘급조한 고육책’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교육 과정이나 커리큘럼도 정해지지 않아 불안감을 더했다.

자유전공학부 도입을 검토하다 포기한 한 사립대 관계자는 “과연 누가 올까 싶어서 다른 학과를 신설했는데 결과적으로 실패했다”면서 “내년에는 자유전공학부를 신설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부적인 자유전공학부 운영 계획을 발표한 대학은 아직 없지만 대부분 초기에는 로스쿨 입학 준비를 위한 ‘프리로스쿨’과 글로벌 인재 육성에 역점을 둔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경희대는 인문계의 경우 법학 및 행정학 교수가 강의에 많이 참여해 리더십과 법학 소양 교육을 할 계획이다.

프리로스쿨을 염두에 둔 다른 대학들은 편법 논란을 피하기 위해 교육과정에 법학 과목을 직접 배치하기보다는 학생들의 과목 선택권을 최대한 보장하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서울대는 해외 명문대의 통섭 학문 흐름에 맞춰 국제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춘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해외수학(Study Abroad)’ 등 국제화 필수 교과를 마련하고 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자유전공학부가 성공적으로 출발하면 대학마다 모집 인원을 늘려 다양한 분야의 인재를 키우는 데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인문계 상위권 학생들의 새로운 인기 학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