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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5일 번호 추첨 2시간뒤 판매액 정산 끝나

입력 | 2008-09-17 02:55:00


■ 이상한 로또 운용

규정은 토요일 오후 8시30분까지 정산후 추첨해야

판매 취소 건수도 로또측-복권위 기록 서로 달라

작년 12월29일엔 감사시스템 확인없이 추첨 논란

유진기업과 농협, 삼성출판사 등 7개 회사의 컨소시엄으로 구성된 ‘나눔로또’는 1기 사업자의 계약이 만료된 지난해 12월 2일(262회차)부터 로또 판매사업을 대행하고 있다.

하지만 사업 초기부터 단말기 오류 문제가 끊이지 않은 데다 추첨한 후에 판매금액 등 정산을 마감한 사례도 수차례나 있는 것으로 나타나 운용과정에 의혹이 일고 있다. 나눔로또 측은 “기술적인 문제일 뿐 부정은 없다”고 주장하지만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산 오류=로또는 판매 정산 완료 후 이를 방송사에 고지해야 추첨에 들어갈 수 있다.

1등이 여러 장 나올 수 있는 로또 특성상 총판매금액에 따라 당첨금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더욱이 추첨 후 정산을 마감할 경우 누군가 빈 로또 용지에 당첨번호를 기입해 ‘끼워 넣기’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나눔로또 측의 추첨일 업무 진행과정은 각 판매소가 매주 토요일 오후 8시까지 판매를 마감하고 판매액 및 판매취소 건수 등의 자료를 전송하도록 돼 있다.

이 자료는 나눔로또의 메인 서버(2대)와 복권위원회의 감사시스템(2대)으로 실시간 전송되며 토요일 오후 8시 30분까지 서로 확인을 끝내고 오후 8시 45분부터 추첨을 시작한다. 최종적으로 복권위원회 감사시스템의 확인이 끝나야 정산이 완료되는 것이다.

하지만 2007년 12월 8일부터 올 1월 5일까지 추첨이 이뤄진 262∼264회와 266회 등 4차례는 모두 방송 추첨이 끝난 뒤인 오후 9시가 넘어 감사시스템 정산이 완료됐다.

당일 판매 취소분에 대한 나눔로또 측 기록과 복권위원회의 감사 기록이 차이가 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올 3월 28일 로또 측에 입력된 판매취소 건수와 취소 금액은 316건(138만 원)이지만 감사시스템에는 317건(138만5000원)으로 돼 있다. 다음 날인 29일에는 로또 측이 618건(282만6000원)인 반면 감사시스템은 이보다 1건이 적은 617건(282만1000원)이었다.

나눔로또 측은 “자정 직전에 취소가 이뤄지면 시차 때문에 다음 날로 이월되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4월 15일의 경우 로또 측 140건(60만 원), 감사시스템 141건(60만5000원)으로 차이가 나지만 다음 날인 16일은 양측 모두 취소 건수가 108건으로 같고 금액만 로또 측 43만5000원, 감사시스템 43만3000원으로 서로 달랐다.

▽기록 관리도 부실=로또 추첨 당일 나눔로또 측과 복권위원회는 ‘추첨처리보고서’에 확인 시간과 확인자 서명을 동시에 기록해야 한다.

문제는 이 보고서 양식이 제각각인 데다 확인 시간 기입도 수기(手記)로 이뤄져 실제 업무가 제대로 됐는지 나중에 확인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8일 262회차 추첨의 경우 당일 추첨처리보고서에 수기로 기입된 로또 측과 감사시스템의 확인 시간은 오후 8시 6분으로 돼 있다. 하지만 한나라당 진수희 의원이 입수한 복권위원회 내부 자료에 따르면 이날 감사시스템의 정산은 오후 10시 53분에야 끝났다.

더욱이 나눔로또 측은 이날 추첨처리보고서 비고란에 ‘20시 34분 현재 감사시스템 판매액 미확인’이라고 적어 놓기까지 했다.

같은 해 12월 29일 265회차의 경우 아예 감사시스템의 확인 없이 추첨 및 당첨자 발표가 진행됐다.

로또 측과 복권위원회는 각각 동일한 서버를 2대씩 마련해 양측의 교차 확인은 물론 자체 컴퓨터 간의 기록도 서로 확인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추첨 및 업무는 감사시스템 서버 1기가 전혀 작동되지 않는 상태에서 진행됐다.

로또측 “기술적 문제일뿐”

▽“정산-운용 과정서 오류많아” 지적=나눔로또 측은 이 같은 오류에 대해 “4월 시스템 업그레이드 및 기기 교체 후에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로또 서버와 감사시스템 서버 간 데이터 불일치 문제는 7월까지도 이어졌다.

또 최종 정산작업이 끝나지 않은 채 추첨을 강행한 데 대해서는 납득할 만한 해명을 못하고 있다.

더욱이 나눔로또 측은 정산 마감 문제가 불거지자 16일 진 의원실에 지난해 12월부터 올 8월까지 36회 중 추첨 종료 후 정산이 이뤄진 경우가 한 번뿐이라는 ‘감사시스템 정산/출력시간’ 해명자료를 보냈다. 이 자료는 복권위원회의 같은 자료와 비교할 때 무려 26회나 정산 시간이 차이가 났다.

진 의원은 “나눔로또의 정산 및 운영 과정에서 많은 오류가 나타나고 있다”며 “수사기관에서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영상취재 : 동아일보 박경모 사진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