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대한통운-CJ GLS-현대택배 ‘빅4’ 더 굳어질듯
‘실적 부진’ 후발 택배사 M&A 가시화
종합 물류기업 ㈜한진이 신세계 그룹 계열 택배회사 신세계드림익스프레스(세덱스) 인수를 17일 발표하면서 포화상태에 이른 택배시장의 구조조정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본보 7월 2일자 B2면 참조
▶ 공급과잉 택배시장도…
한진과 신세계는 이날 서울 중구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전략적 제휴 협약식을 열어 한진이 세덱스의 지분 100%를 300억 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한진은 세덱스 종업원 전원 고용 승계 및 고객사와 계약관계 유지 등을 약속하고 세덱스를 당분간 별도 법인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또 신세계의 운송 물류 부문과 해외 소싱 상품 운송도 한진이 맡기로 했다. 상품의 보관과 통과 물류 기능을 담당하는 이마트 물류센터만 신세계가 직접 운영한다.
신세계 관계자는 “택배 사업 초기 투자비가 들어 적자 누적이 불가피했다”면서 “경쟁력 있는 한진에 택배부문을 매각하고 나머지 물류부문은 제휴하게 돼 앞으로 시너지 효과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업계에서는 택배시장이 과다한 경쟁으로 ‘레드오션’으로 변하는 가운데 한진이 세덱스를 인수하면서 중소 택배회사들의 인수합병(M&A)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기업과 중견기업들이 불과 1, 2년 전 ‘글로벌 물류시장 진출’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야심 차게 출범시킨 택배계열사들의 실적이 크게 부진하기 때문이다.
신세계는 2006년 12월 ‘국제 물류회사’를 목표로 자회사 세덱스를 통해 택배업계에 진출했지만 매월 평균 6억 원의 적자를 이어왔다.
신세계를 비롯해 최근 택배사업에 뛰어들었던 동부그룹, 동원그룹, 유진그룹 등은 지난해 영업손실이 20억∼48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대한통운, ㈜한진, CJ GLS, 현대택배 등 국내 택배 ‘빅4’를 중심으로 후발 택배업체에 대한 M&A가 가시화할 것으로 택배업계는 보고 있다. ‘빅4’가 차지하는 국내 택배 물량은 60%가량으로 추산된다.
신동철 한진 홍보팀장은 “세덱스 인수를 통해 택배 물동량을 늘리고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며 “앞으로 고객서비스와 물류 노하우에서 경쟁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