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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 ‘민주주의 2.0’ 토론마당 전격 오픈

입력 | 2008-09-18 16:22:00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직접 기획한 인터넷 토론 사이트 ‘민주주의 2.0(www.democracy2.kr)’이 18일 낮 12시에 공식 개통됐다. 이 사이트에 대해 노 대통령 측은 참여 민주주의의 장으로 소개하고 있지만, 일각에선 친노 진영의 온라인 집결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와 정치권을 긴장시키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은 이날 ‘노공이산(shangus)’이라는 아이디로 자유게시판에 ‘자유로운 대화, 깊이있는 대화를 기대하며’라는 글을 올리고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했다. 노 대통령의 글은 순식간에 2만여건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노 전 대통령은 이 글에서 “성숙한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는 ‘대화와 타협’이고 이를 위해서는 주권자인 시민 사이의 소통이 한 단계 발전해야 한다”며 “기존 미디어는 한쪽의 목소리가 너무 커 균형 있는 소통의 장이 되지 못하고 있고, 인터넷은 많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말하지만 대부분 단순한 주장과 간단한 댓글 구조이어서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노 전 대통령은 “자유롭게 대화하되, 깊이 있는 대화가 이루어지는 시민공간을 만들어보자는 것이 ‘민주주의2.0’의 취지”라며 “주제를 정해, 그 주제를 중심으로 문답, 토론, 연구 등을 깊이 있게 진행해 수준 높은 지식을 생산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축적·활용할 수 있도록 해보자”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사이트 운영과 관련해 “토론의 주제를 정하고, 토론을 진행하는 일, 화면을 구성하고 도안하고 편집하는 일, 나아가서는 시스템의 구조와 기능을 개선하는 일 등의 모든 일을 시민이 참여하고 시민이 주도할 것”이라며 “운영진은 시스템 관리 등 운영에 필요한 책임을 질 것”이라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은 이어 “당장은 필요 최소한의 인력으로 운영진을 구성해 감당하되, 앞으로 여건이 되면 공익적 성격의 재단을 구성해 그 공익 재단이 운영 주체가 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 사이트는 특정 주제에 대한 찬반 의견 개진에 머물렀던 기존 인터넷 토론사이트와 달리 일반 회원들이 발제문과 반박문, 보충 의견 등 관련 자료를 올리는 일까지 주도적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이 노 전 대통령 측의 설명이다.

개통 첫날인 18일 오후에는 ‘미국 발 금융위기, 대공황의 시작인가’ ‘국민연금 운용에 대한 정부 압력 합법적 인가’ ‘조계사 (촛불 시위대에 대한) 테러, 왜 축소 현장훼손 방조 숨기려하나?’ 등의 발제가 올라왔다.

노 전 대통령은 사이트 운영에 직접 관여하지는 않고 조언자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일각에선 정치 현안 토론을 통해 이명박 정부를 비판하는 창구로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앞서 노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 2.0’을 통해 현재의 언론 미디어를 견제할 대안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지난달 30일 민주당 경남도당 전진대회에서 “KBS 사장을 저렇게 집요하게 쫓아내는 것이 불안하고 MBC도 민영화 한다는데 무슨 일을 하게 될지 모른다”며 “의견을 주거니 받거니 할 수 있고 토론 문화의 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는 ‘민주주의 2.0’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노 전 대통령의 최근 행보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의 ‘상왕 정치’를 닮아간다”고 꼬집은 바 있다.

이날 ‘민주주의 2.0’게시판에는 친노 성향의 누리꾼들이 상당수 몰려와 “참된 민주주의가 기대된다” “직접 민주주의의 초석이 되자” 며 축하글을 남겼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