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빙판보다 단단한 11년 우정

입력 | 2008-09-19 02:55:00


안양 한라 박우상-김기성 “亞리그 우승도 함께 일굴 것”

“가족보다도 더 많은 시간을 보낸 사이예요.”

아이스하키 실업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1, 2순위로 안양 한라에 입단한 23세 동갑내기 박우상과 김기성. 이들은 아이스하키 시즌 개막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재학 시절 연세대를 4년간 무적으로 이끈 이들은 국내 아이스하키의 차세대 대들보로 불린다. 이들은 2003년 세계청소년선수권 디비전2 우승과 지난해 창춘 동계아시아경기에서 한국이 17년 만에 동메달을 따는 데 큰 활약을 했다.

둘 다 기량이 뛰어나지만 함께 플레이를 펼치며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 이들이 한솥밥을 먹은 것은 올해로 11년째다. 초등학교 6학년 때 클럽 팀에서 함께 뛴 이들은 경성중고와 연세대를 거쳐 실업팀까지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박우상은 키가 191cm로 국내 선수 가운데 최장신 급이다. 큰 체격을 이용해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는 적극적인 플레이가 장점. 김기성은 178cm로 비교적 작지만 퍽을 다루는 솜씨와 패스 감각이 남다르다.

같은 팀에서만 줄곧 뛰어온 이들이 서로에게 느끼는 경쟁심은 없을까. 김기성은 “거짓말 같지만 없다. 그냥 선의의 경쟁 정도이다. 개인 운동이 아닌 팀 운동이니 서로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11년간 함께 지내며 싸움 한 번 없었을 정도로 둘은 찰떡궁합이었다.

20일부터 열리는 아시아리그는 이들이 맞는 첫 성인 무대다. 내성적인 김기성은 긴장된다고 하는 반면 활달한 박우상은 하루라도 빨리 뛰고 싶어 한다.

팀의 우승과 함께 이들은 해외 진출을 목표로 세웠다. 만약 한 명만 해외 진출 기회를 얻는다면 어떨까.

“서로의 발전을 위해, 또 한국 아이스하키의 발전을 위해서라면 언제든 헤어질 수 있어요. 그래도 함께 스틱을 잡을 때가 가장 행복해요.”

안양=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