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더 재킷女의 상륙
《올가을 여러 패션 브랜드의 쇼윈도에서는 ‘오토바이를 탄 여자’들이 대세다. 그렇다고 이들이 진짜 오토바이를 타고 있다는 뜻은 물론 아니다. 바이커들의 룩에서 비롯된 ‘라이더 재킷’이 올가을 여성 패션의 ‘머스트 해브(Must have)’ 아이템으로 각광받고 있다는 얘기다. 가죽 소재의 재킷은 매년 가을겨울 패션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아이템이지만 특히 올해는 더블칼라에 사선형 절개, 지퍼 소매 및 금속 스터드(징) 장식을 기본으로 다채로운 변형을 가한 라이더 재킷 디자인이 브랜드별로 다양하게 소개되고 있다.》
● 스타일링의 만능 주자, 라이더 재킷
라이더 재킷이 찬바람 도는 계절의 머스트 해브 아이템으로 떠오른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가죽 본연의 보온성과 견고함은 접어두고라도, 낡은 청바지와 평범하기 그지없는 티셔츠 한 장도 시크(chic)하게 변신시켜주는 라이더 재킷의 마법 같은 힘은 멋을 아는 많은 이들로부터 오랜 기간 추앙받아왔다.
하지만 올가을 라이더 재킷의 인기도는 남다르다. 백화점 여성 캐주얼 브랜드 마네킹들이 2, 3개 걸러 하나씩 라이더 재킷을 입고 있을 정도다. 보헤미안, 미니멀리즘, 고딕 등 일관성을 찾아보기 힘든 다채로운 패션 룩과 체크, 스카프, 레이스 등 다양한 패션 아이템이 시즌의 주요 트렌드로 공존하는 올가을, 라이더 재킷은 이 모든 패션 코드와 멋스럽게 매치되는 최적의 아이템이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 ‘호간’, ‘발렌시아가’, ‘아이그너’ 등 명품 브랜드는 보디라인이 강조되는 미니멀한 디자인의 라이더 재킷을 선보였다. 고급 양가죽 소재의 이들 재킷은 입을수록 피팅감이 좋아지는 게 특징. ‘자딕 앤 볼테르’, ‘시스템’, ‘나인식스뉴욕’, ‘컨플릭티드텐던시’, ‘탱커스’, ‘BNX’ 등 캐주얼 브랜드 역시 블랙, 브라운 등 기본 컬러 외에 그레이, 베이지, 카키, 퍼플, 레드 등 가죽의 질감과 색감을 다양하게 변주한 제품을 내놓고 있다.
● 올가을 보헤미안, 체크, 스카프 룩과 OK
바람을 가르고 자유를 향해 질주했던 바이커들의 기운을 머금고 있는 이 녀석은 매치하는 옷에 따라 때로는 거칠게, 때로는 섹시하게, 때로는 자유롭게, 때로는 펑키하게 그 매력을 발산한다.
라이더 재킷의 카멜레온 같은 변신력은 옷장 속에 들어 있는 각기 다른 개성의 옷들과 매치할 때 더욱 그 빛을 발한다. 최근 ‘구찌’의 주도로 열풍 조짐을 보이고 있는 보헤미안 룩은 올가을 라이더 재킷과의 ‘0순위’ 매치 아이템.
바람에 흩날리는 시폰 소재 원단에 화려한 에스닉(또는 페이즐리) 패턴이 가미된 보헤미안풍 원피스를 입고, 레깅스와 부츠를 매치한 뒤 라이더 재킷을 걸치면 시크하면서 여성스러운 매력을 물씬 풍길 수 있다. 포인트 소품으로 허리에 벨트를 착용하면 허리라인이 강조된다.
라이더 재킷은 올가을 패션 화두인 ‘체크’와도 좋은 궁합을 이룬다. 개성 있는 패턴의 체크 셔츠에 스키니 진이나 부츠 컷 청바지를 매치하고, 또 하나의 올가을 인기 아이콘인 스카프를 둘러주면 자유분방하면서도 도시적인 느낌과 함께 1960년대풍의 빈티지한 스타일을 살릴 수 있다.
‘오즈세컨’ 마케팅실의 한현선 과장은 “라이더 재킷은 올 가을겨울 시즌 머스트 해브 목록 중에서도 가장 위에 올라갈 아이템”이라며 “올가을에는 강함과 섹시함, 페미닌한 감성이 결합된 다양하고 풍부한 디테일의 디자인이 전개되고 있다”고 말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캐주얼 백팩男의 귀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