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샤의 특별한 날/타샤 튜더 지음·공경희 옮김/62쪽·9800원·윌북
엄마가 나만큼 어렸을 적에, 할머니가 나만큼 어렸을 적에, 그때는 어땠을까. 흔들의자에 앉아 뜨개질을 하고 있던 타샤 할머니가 손녀의 천진한 물음에 옛날 옛적 즐거웠던 열두 달의 이야기를 조곤조곤 들려준다. 하얀 눈이 내리는 새해 첫날부터, 봄꽃이 피는 3월, 10월의 핼러윈데이를 거쳐 연말의 크리스마스까지 월별로 있었던 신나는 이야기들을.
모닥불 주위에서 모두 함께 춤추며 맞았던 새해. 쇠고기 구이와 푸딩, 사과파이를 먹으며 파티를 열고 아이들은 염소 썰매 경주를 한다. 부활절이 돌아오면 예쁜 부활절 달걀로 트리를 만들고 십자가 모양 빵을 먹기도 하고, 독립기념일에는 가족들과 함께 불꽃놀이를 구경한다. 추수감사절엔 친척들이 몰려와 아이들은 헛간에서 잠을 청해야 하지만 마냥 즐겁기만 하고 말이다.
수채화로 그려진 예쁜 삽화들은 온 가족이 함께 맞이했던 따뜻하고 정감 넘치는 명절 분위기를 잘 전해준다. 매달 돌아오는 명절 행사들을 손꼽아 기다리는 아이들의 소박한 설렘을 함께하다 보면 우리가 사는 매일이 즐겁고 소중한 ‘특별한 날’임을 느끼게 된다.
책의 저자는 ‘바로 오늘이 생애 가장 기쁜 날’이란 신념을 가진 미국의 동화작가이자 화가로 한국인 며느리를 두기도 했다. 함께 출간된 ‘타샤의 그림인생’(해리 데이비스 지음·윌북)은 그의 성장기와 예술가로서의 인생을 되짚어본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