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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갈매기, 지역경제와 함께 날다

입력 | 2008-09-22 02:56:00

사직구장 20번째 매진21일 부산 사직야구장을 찾은 시민들이 신문지를 잘게 찢은 응원도구를 흔들며 환호하고 있다. 이날 홈팀인 롯데와 두산의 경기에는 올 시즌 20번째로 관중석이 꽉 차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누적관중 130만 명을 돌파했다. 부산=연합뉴스


■ ‘롯데 효과’로 들썩이는 부산 경기

홈경기 있는 날 식당-술집 등 매출 급증

“1500억원대 직간접 파급효과” 분석도

“롯데가 잘하면 부산 갱제(경제)가 살지. 이기면 식구들 얼굴 색깔부터 달라.”

21일 오전 10시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홈구장인 부산 동래구 사직동 사직구장 매표소 앞. 표를 사기 위해 이날 오전 5시부터 손자(11)와 함께 돗자리를 펴고 기다렸다는 박광우(65·부산 북구 덕천동) 할머니는 “롯데가 최고야”를 외쳤다.

롯데는 이날까지 내리 4연패를 했다. 그러나 야구장에 모인 부산 갈매기들에게 ‘이기고 지는 것’은 나중 문제다. 무려 8년 만에 롯데가 ‘가을에 야구하자’는 팬들의 간절한 염원을 이루면서 부산 경제까지 꿈틀거리고 있다.

홈경기가 있는 날이면 사직구장이 있는 사직벌 일대는 축제의 장으로 변한다. 김밥, 족발, 순대, 바비큐 노점상들이 북적대고, 식당과 술집은 밀려드는 손님으로 발 디딜 틈이 없다. 치킨가게나 피자집에는 배달 주문으로 업주들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인근 대형할인점인 홈플러스 아시아드점은 생수와 통닭 등 먹을거리 매출이 평소보다 30% 이상 늘어난다는 게 관계자의 말이다.

사직구장의 전매특허인 ‘신문지 응원’의 재미를 보고 있는 김모(46) 씨는 이날 1부에 700원 하는 신문 2000부를 모두 팔았다.

최근 부산발전연구원(BDI)의 보고서에서는 롯데 홈경기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기업 이미지, 도시 브랜드 등 간접 효과까지 감안하면 1500억 원 정도라고 추정했다.

관람객이 지출한 비용은 입장료 7000원을 제외한 1인 평균 1만7801원으로 이날까지 총지출액은 236억791만7000원. 식사비와 간식비, 교통비가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를 토대로 한 생산 유발 효과는 1166억 원, 취업 유발 효과는 2395명. 이는 SM5 자동차 5000대 이상을 수출하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롯데 자이언츠 매출도 쑥 늘어나 19일 기준으로 지난해(34억 원)의 두 배 가까운 67억2000만 원의 입장 수입을 올렸고 TV 중계권료, 구장 광고, 상품 판매, 매점 운영 등을 합하면 100억 원이 넘는 매출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 영상취재 : 임충재 동아닷컴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