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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애 신바람샷 없던일로? “신이시여…”

입력 | 2008-09-22 09:01:00


21일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SK에너지 인비테이셔널이 대회 종료 후에도 계속되는 잡음으로 논란을 남겼다.

대회 2라운드가 열린 20일 비에이비스타 골프장에는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비가 내렸다. 이에 KLPGA는 2라운드 경기를 전면 취소했다. 논란은 여기에서 비롯됐다. 경기가 취소되기 직전까지 선수들의 플레이가 절반 가까이 진행돼 순위에 큰 변화가 있었다. 3위로 출발한 신지애(사진)는 2라운드 8번홀까지 4타를 줄이며 8언더파로 단독 선두에 올라 있었다.

3개조가 플레이를 마쳤고, 마지막 조로 출발한 신지애와 이정은5 등도 9번홀에서 플레이하고 있었다. 하지만 KLPGA는 2라운드 경기에 대해 일방적인 취소 결정을 내렸고, 2라운드 없이 3라운드 경기로 우승자를 가리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일부 선수와 가족들이 거칠게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신지애의 부친 신재섭 씨는 “악천후로 중단된 2라운드 경기를 취소할 것이 아니라 3라운드에 앞서 잔여 경기를 펼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항의했다.

이에 대해 KLPGA 김송률 경기위원장은 “하루 동안 27홀 경기를 펼치는 것은 무리다. 또한 악천후로 선수들의 성적이 좋지 않아 취소를 결정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신 씨는 “작년 실크리버에서 열렸던 국민은행투어에서는 하루에 33홀을 플레이했다. 그런데 하루 동안 27홀 플레이를 하는 것이 쉽지 않아 경기를 취소한다는 협회의 주장은 전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협회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논란의 불씨는 쉽게 꺼지지 않았다.

“협회의 경기 취소가 방송 중계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더 큰 파장을 낳았다. 신재섭 씨는 “방송 시간 때문에 취소했다는 말을 들었다. 모처럼 공중파에서 중계하는데 오후 2시까지 경기를 끝내야 한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협회는 “사실 무근이다. 선수들의 입장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반박했다. 골프 규칙 33조 d항에는 어떤 사정에 의해 경기가 불가능할 경우에는 위원회 또는 대행자가 그 라운드의 플레이를 취소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경기의 취소 결정은 경기위원회의 고유 권한이다. 야구에서 볼과 스트라이크 판정이 심판의 고유 권한이듯 마찬가지다.

사태는 협회의 결정을 따르는 것으로 일단락됐지만 뒷맛은 개운치 않다. 결국 2라운드 취소 직전까지 선두를 달리던 신지애는 공동 2위로 경기를 끝내 씁쓸함을 곱씹었다.

이번 2라운드 취소로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도 선수위원회가 구성될 전망이다. 협회와 선수 간 의사소통을 담당할 창구를 마련해 이 같은 사태가 재발되는 것을 방지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천|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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