仰(앙)은 앙(앙)에서 파생됐다. 앙(앙)은 왼쪽에 서 있는 사람을 오른쪽의 무릎 꿇은 사람이 올려다보는 것을 나타냈다. 仰(앙)은 위로 올려다보다의 뜻으로, 굽어보다의 뜻인 俯(부)와 상대적이다. 崇仰(숭앙)이나 信仰(신앙) 또는 仰望(앙망)처럼 우러러보다, 敬慕(경모)하다 또는 바라다, 의뢰하다의 뜻이 있다.
仰角(앙각)은 올려다보는 시선 또는 砲身(포신)과 수평면이 이루는 각도이다. 仰天大笑(앙천대소)는 하늘을 향해 크게 웃는다는 뜻이다. 仰天而唾(앙천이타)는 하늘을 향해 침을 뱉는다는 말로, 남을 욕보이려다가 오히려 자신이 해를 입는 것을 비유한다.
高(고)는 높은 樓臺(누대)의 모습을 본떴으며, 部首(부수)로도 쓰인다. 忽(홀)은 心(심)이 의미요소이고 勿(물)이 발음요소인 형성자이다. 疏忽(소홀)이나 忽待(홀대)처럼 마음에 두지 않거나 가벼이 여기다의 뜻이다. 忽然(홀연)처럼 갑작스럽거나 가볍고 빠름을 뜻하기도 한다.
瞻(첨)은 目(목)이 의미요소이고 詹(첨)이 발음요소이다. 瞻星臺(첨성대)의 경우처럼 바라보다의 뜻이다. 瞻前顧後(첨전고후)는 앞뒤를 두루 살펴본다는 뜻이다. 일처리가 주도면밀함을 뜻하기도 하고, 또 이리저리 생각하느라 결단을 내리지 못함을 뜻하기도 한다. 좌우로 이리저리 살펴본다는 뜻의 左顧右眄(좌고우면)처럼 긍정적인 의미와 부정적인 의미를 모두 지닐 수 있다.
높은 데에 뜻을 두고 앞으로 나아가려 할 때는 자연히 그곳에 주의가 집중된다. 그러나 역시 아래나 뒤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문제는 흔히 뜻밖에 일어나는데, 뜻밖이란 바로 소홀히 한 그곳을 가리키는 것이기 때문이다. 諸葛亮(제갈량)의 ‘便宜十六策(편의십육책)’에 보이는데, 이 책은 위작으로 의심된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