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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새책]진실은 저 너머에…판타지 미스테리 신간

입력 | 2008-09-23 17:00:00


◇나누시 후계자 마노스케 사건 해결집/하타케나카 메구미 지음·김소연 옮김/342쪽·11000원·가야북스

일본 판타지 노벨대상 우수상을 수상한 작가 하타케나카 메구미의 시대 미스테리 극으로 에도 시대 간다를 배경으로 세 친구들이 벌이는 유쾌한 모험담을 그렸다. 재미있지만 영주가 된다고 생각하면 어쩐지 불안한 후계자 도련님인 마노스케, 잘생긴 얼굴과 화려한 언변으로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바람둥이 세이주로, 융통성 없고 고지식한 무사 요시고로가 주민들이 가지고 오는 갖가지 문제들을 해결한다. ‘오노부의 진실’ 등 6가지 에피소드가 실려 있다. 미스테리라고 하지만 참혹한 살인 사건 추리는 없고 가출한 아가씨 집에 돌려보내기 같은 일상의 소소한 사건들을 다룬다. 세 친구의 일종의 성장 드라마라고 보는 편이 나을 지도. 137회 나오키상 후보에 올랐다.

◇이누가미 일족/요코미조 세이시 지음·정명원 옮김/442쪽·1만1000원·시공사

일본 추리소설 거장으로 추앙받는 작가가 1950~51년 연재한 소설로 영화로 세 번, 드라마로 다섯 번이나 만들어질 만큼 인기를 끌었던 작품이다.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인기 만화 ‘소년탐정 김전일’에서 주인공이 “명탐정이신 할아버지의 명예를 걸고!”라는 대사를 입버릇처럼 외치곤 하는데 그 할아버지가 바로 이 소설의 주인공 명탐정 긴다이치 코스케다. 재벌 이누가미 사헤는 젊은 시절의 은인 노노미야 다이니를 잊지 못하고, 다이니의 손녀인 다마요가 사헤의 세 손자 중에서 한 명을 선택해 결혼하면 그 부부가 모든 유산을 얻게 된다는 유언장을 남긴다. 긴다이치 코스케는 이누가미 가문의 부를 상징하는 요키(도끼), 고토(거문고), 기쿠(국화)의 모양으로 일어난 연쇄 살인사건에 뛰어든다.

◇거울/이디스 워튼 지음·김이선 옮김/440쪽·1만1000원·생각의 나무

영화로도 만들어진 소설 ‘순수의 시대’로 여성작가 최초로 퓰리처상을 받은 이디스 워튼의 유령 이야기를 한 데 엮었다. 죽었던 개들이 유령으로 되살아나 복수하는 ‘케르폴’, 무덤 속 유령이 몇 대째 대저택을 관리하는 ‘미스터 존스’ 등 이디스 워튼 특유의 섬세한 문체로 그려낸 유령 이야기 여덟 편이 수록돼 있다. 도서 출판 생각의 나무가 동 서양의 대가들의 환상 문학을 추려서 시리즈로 출간하는 ‘기담문학 고딕총서’의 11번째 책이다. 이 시리즈에는 이 책 외에도 알프레도 히치콕 감독의 영화 ‘새’의 원작인 대프니 듀 모리에의 ‘새’, 앰브로스 비어스의 ‘아울크리크 다리에서 생긴 일’등이 있다. 시리즈를 따라가다 보면 우울하면서도 기기묘묘한 기담 문학의 진수를 맛볼 수 있을 것.

◇퍼스트 폴리오/제니퍼 리 카렐 지음·박현주 옮김/364·1만1000원·시공사

셰익스피어가 사망하고 난 7년 후인 1623년 생전 그의 친구이자 후원자인 로버트 헤밍과 헨리 콘델은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모아 전집을 출간했다. 그 전까지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구전되었을 뿐이었다. 이 첫 전집이 바로 ‘퍼스트 폴리오’다. 셰익스피어의 작품 36편을 수록한 책은 1000부 한정판으로 판매됐고, 현재 완벽하게 보관된 것은 14권에 불과하다. 실제로 셰익스피어 연구의 권위자인 저자는 이 ‘퍼스트 폴리오’를 통해 셰익스피어의 소실된 희곡 ‘카르데니오’와 셰익스피어의 진짜 정체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상상력을 발휘해 소설을 집필했다.

◇소녀의 무덤/제프리 디버 지음·최필원 옮김/648쪽·14000원·비채

12시간 동안 벌어지는 숨 가쁜 인질극을 그린 스릴러 소설. 교도소에서 탈옥한 핸디, 윌콕스, 보너 일당은 열 명의 농아를 인질로 잡고 버려진 도살장에서 인질극을 벌인다. 결혼 기념일을 맞아 아내의 무덤을 찾은 FBI 정예 협상가 포터는 호출을 받고 달려가 이들과 협상을 벌인다. 마지막 장에는 충격적인 반전이 있다. 1995년 발표된 ‘소녀의 무덤’은 HBO TV 영화로 제작된 바 있다. 제프리 디버는 댄젤 워싱컨과 안젤리나 졸리 주연의 ‘본 컬렉터’의 원작 소설을 쓴 작가이기도 하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