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고 또 팔고… 뉴욕 증시 하루에 508P 대폭락
《미국의 투자은행(IB) 리먼브러더스의 파산, 메릴린치의 매각, AIG의 경영위기 충격으로 15일 미국 증시가 급락하자 국내의 많은 언론들은 ‘블랙 먼데이(Black Monday·검은 월요일)’라는 용어를 주요 헤드라인으로 뽑았다. 검은 월요일이란 용어는 1987년 10월 19일 월요일, 뉴욕 증시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하루에 무려 22.6%(508포인트) 폭락한 데서 나온 말이다. 일일 하락폭으론 세계 최대였던 이날의 주가 하락폭은 대공황의 발단이 된 1929년 10월 24일의 ‘검은 목요일’보다 더 컸다. 이후 증권가에서는 주가 대폭락이 있는 날의 요일을 붙여 ‘검은 월요일’, ‘검은 화요일’ 등으로 부르고 있다.》
특히 월요일은 주말 동안 생긴 사건, 사고의 영향으로 주가가 폭락하는 일이 다른 요일보다 많아 검은 월요일이라는 용어가 자주 등장한다.
1987년 검은 월요일이 있기까지 미국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한 해 동안 40% 이상 급등한 상태로 과열 우려가 제기됐었다. 5년 동안 이어진 매입세는 대규모 일반 대중을 증시로 끌어들였고, 사교 모임에서도 주식 투자가 주된 이야깃거리가 되었다.
그러나 1987년 8월부터 10월 사이에 주가는 천천히 떨어지기 시작했고, 검은 월요일이 있기 2거래일 전부터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하루 100포인트씩 하락했다. 결국 10월 19일 당일, 너나 할 것 없이 주식을 매도하면서 주가 폭락을 불러온 것이다.
헝가리 출신의 전설적 투자자인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라는 자신의 저서에서 1987년 10월 19일을 이렇게 회상했다.
“나는 우연히 10월 19일 어느 주식 브로커와 함께 있을 기회가 있었는데, 그의 전화벨이 쉬지 않고 울렸다. 모두가 흥분한 고객들로부터 걸려 오는 전화였다. 그들은 평상시와는 다른 주문을 냈다. 주가 상승기에 합류한 부화뇌동파 투자자들의 주문은 오직 한 가지였다. ‘몽땅 팔아라!’ 1987년 10월 19일 이 덤핑 가격에 주식을 산 사람들은 누구일까? 바로 소신파 투자자들. 그들은 돈도 가지고 있고 인내도 있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