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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쇼팽 전문’ 임동민, 베토벤을 연주하다

입력 | 2008-09-25 02:45:00


28일 첫 앨범 발매기념 리사이틀

“서른을 앞두고 뭔가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게 베토벤이었죠.”

피아니스트 임동민(사진) 씨가 베토벤 소나타가 담긴 자신의 첫 앨범(소니BMG) 발매를 기념해 리사이틀을 갖는다. 28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10대에 러시아로 떠났던 임 씨는 1996년 국제 청소년 쇼팽콩쿠르 1위, 2001년 부조니 콩쿠르 3위, 2005년 폴란드 쇼팽콩쿠르 3위 등 국제콩쿠르를 휩쓸면서 동생 임동혁 씨와 함께 ‘동동 브러더스’라는 애칭으로 불렸다.

그러나 그의 나이도 이제 스물아홉. 미국 맨스 음대에서 수학하던 그는 대구 계명대로부터 교수 제의를 받고 최근 전격적으로 귀국했다. 연주자로서 한창 활동해야 할 나이에 국내에서 교육자로서 활동한다는 것은 또 다른 모험일 수밖에 없다.

“1주일에 2번 대구에 내려가 9명의 학생을 가르치기로 했습니다. 대학 측에서 연주활동은 최대한 편의를 봐주기로 했습니다. 저는 러시아와 독일, 미국에서 음악을 공부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하게 체계적으로 가르쳐 주는 한국식 레슨을 받아본 적이 없습니다. 연주자의 개성을 살려주고 꼭 필요한 부분을 바로잡아 주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이번 음반에는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31번, 23번 ‘열정’, 14번 ‘월광’이 담겼다. 가장 주목을 끄는 것은 베토벤의 후기 작품인 31번. 임 씨는 한층 깊어진 사운드와 투명한 터치로 베토벤을 낭만적으로 해석해 냈다. 임 씨는 “제가 쇼팽 연주로 더 알려졌지만 베토벤의 영적인 깊이에 이끌려 베토벤 음반을 먼저 내게 됐다”며 “특히 31번은 내게 가장 잘 맞는 곡으로 철저한 준비 끝에 녹음에 임했다”고 말했다.

녹음은 뉴욕의 스튜디오에서 피아니스트 아르투르 루빈스타인과 리처드 구드 베토벤 소나타 전집을 만들었던 프로듀서 맥스 윌콕스에 의해 이뤄졌다. 임 씨는 “연주에서는 부분적으로 독주자의 선호에 따라 작위적으로 칠 수 있는 부분이 있지만 리코딩에서는 최대한 작곡가의 의도를 존중해야 한다는 점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임 씨는 이번 연주회에서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31번, 23번 ‘열정’과 리스트 소나타를 연주할 예정이다. 3만∼7만 원. 02-599-5743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