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위 “조건부 사적가지정 해지 권고”… 서울시 “환영”
문화재위원회 근대문화재분과(위원장 이만열)는 26일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회의에서 등록문화재인 서울시청 본관의 원형을 보존하는 조건으로 사적의 효력을 지니는 ‘사적 가(假)지정’의 해지를 문화재위원회 사적분과(위원장 한영우)에 권고하기로 결정했다.
문화재위원회 사적분과가 이 권고를 받아들일 경우 일부 철거되다 중단돼 한 달째 방치돼 온 태평홀의 이전 복원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서울시청 보존을 둘러싼 문화재청과 서울시의 갈등도 가닥을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근대문화재분과는 이날 “서울시가 근대문화재분과 권고안을 전향적으로 수용한 것으로 판단했다”며 “파사드(건축물의 주 출입구가 있는 정면부)와 중앙홀, 돔은 원형 보존, 집무실은 마감재를 보존해 원형 유지, 태평홀은 문화재위원회의 지도에 따라 이전 복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달 초 서울시는 해체해 복원 공사하겠다고 밝힌 파사드를 애초 문화재위원회의 권고대로 원형 보존하고 태평홀은 이전 복원하겠다는 공문을 문화재청에 보낸 바 있다.
근대문화재분과는 또 “태평홀 철거에 대해 공개 사과할 것”을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권고했다.
서울시청 본관은 리모델링 과정에서 원형을 보존하라는 문화재위원회 권고가 있었으나 서울시가 지난달 26일 태평홀 해체를 시작했고 그날 문화재위원회가 서울시청을 사적으로 가지정하면서 갈등을 빚어왔다.
한편 서울시는 “근대문화재분과 회의 결과를 환영한다”면서도 오 시장의 공개 사과 권고에 대해서는 “최창식 행정2부시장이 11일 문화재위원회에 참석해 유감의 뜻을 밝힌 만큼 이런 서울시의 입장이 반영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