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병원에서 두 부부의 생체 간 이식이 이뤄져 화제다.
강남성모병원은 급성 간부전으로 7월 25일 입원한 박성우(44·경기 광명시 하안동) 씨와 8월 1일 삼성서울병원에서 말기 간암으로 입원한 정영철(47·경기 포천시 소홀읍) 씨가 각자 상대방의 부인으로부터 8월 3일 간 이식을 받아 생명을 구했다고 25일 밝혔다.
간을 제공한 박 씨의 부인 권혜선(40) 씨와 정 씨의 부인 오정심(45) 씨는 경과가 좋아 8월 중순쯤 퇴원했고, 남편들도 특별한 합병증 없이 빠르게 회복돼 9월 초 퇴원했다.
국내에서 병원 간에 간 교환 이식이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씨는 7월 25일 전신쇠약, 발열, 황달 등 급성 간부전 혼수상태로 강남성모병원에 실려 왔다. 간 이식이 최선의 방법이었지만 부인과 혈액형이 맞지 않았고 기증자도 없었다.
마침 삼성서울병원에서 정 씨가 부인과 혈액형이 달라 이식을 기다리고 있는 것을 알게 됐다. 부인들은 상대방 남편에게 간 이식이 적합하다는 검사 결과를 받고 수술대에 올랐다.
박 씨의 수술을 집도한 유영경 강남성모병원 간담췌외과 교수는 “혈연관계나 비혈연관계 중 혈액형이 맞지 않거나 건강상 이식이 불가능할 경우 서로에게 적합한 상대방을 찾아서 교환 이식을 해주면 이식의 폭을 넓힐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