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브랜드 ‘셀린느’ 디자인 총괄 피비 필로
피비 필로(35·사진) 전 ‘클로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세계 패션 무대에 화려하게 컴백했다.
필로 씨는 최근 프랑스 루이비통모에에네시(LVMH) 그룹 내 패션 브랜드 ‘셀린느’의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영입돼 10월부터 셀린느의 디자인을 총괄하게 된다.
프랑스 파리 태생으로 영국 런던의 유명 디자인학교인 ‘센트럴 세인트 마틴’ 출신. 1997년 ‘스텔라 매카트니’에서 경력을 쌓기 시작해 2001년부터 2006년까지 클로에를 세계적 브랜드로 키워냈다. 2004년 ‘올해의 영국 디자이너’로 선정됐으며 출산 후 가족들과 좀 더 많은 시간을 갖기 위해 1년 반 정도 공백기를 가졌다.
이번에 LVMH 그룹은 영국에 사는 젊은 엄마인 그를 위해 프랑스 브랜드인 셀린느를 맡기면서도 영국에서 일하도록 하는 파격적 조건을 제시했다.
필로 씨는 최근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일과 가정의 균형을 중시한다”며 “이제 아이가 18개월쯤 됐기 때문에 패션계로 복귀할 가장 완벽한 때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피에르 이브 루셀 LVMH 패션사업부 최고경영자(CEO)는 “셀린느 브랜드의 최우선 과제는 제품의 창조적 리뉴얼”이라며 “오늘날 가장 재능 있는 디자이너 중 한 명으로 꼽히는 필로 씨는 셀린느의 잠재력을 일깨울 것”이라고 말했다.
필로 씨의 디자인은 내년 봄 열릴 ‘2009년 가을겨울 컬렉션’부터 선보일 예정이다. 그는 “현대 여성들이 열망하는 모던하고 흥미로운 디자인의 옷, 구두, 가방, 액세서리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클로에는 2001년 신세대 디자이너인 필로 씨의 영입으로 매출이 40% 이상 급성장했다. 그의 디자인이 큰 호응을 얻자 클로에는 ‘시 바이 클로에(See by Chloe)’라는 이름의 서브라인도 탄생시켜 인기를 얻고 있다.
럭셔리하면서도 젊은 감성의 필로 씨가 세계 최대의 럭셔리 그룹인 LVMH에 합류했다는 사실에 세계 패션계가 주목하는 이유다.
경영이 위태롭던 ‘구찌’를 부활시킨 톰 포드 씨, ‘버버리’를 젊은 브랜드로 탈바꿈시킨 크리스토퍼 베일리 씨, ‘루이비통’의 끊임없는 브랜드 스토리텔링을 주도하는 마크 제이콥스 씨 등 주요 럭셔리 브랜드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영향력은 어마어마하다.
한편 셀린느는 비교적 착실하게 성장해왔다. 1946년 아동 구두 업체로 문을 연 뒤 1959년 여성용 구두를 만들면서 고객층을 성인으로 넓혔다. 1971년엔 파리 개선문과 셀린느 앞글자인 ‘C’를 결합시켜 체인 모양의 브랜드 로고를 만들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