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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학교에 마을도서관을]새책 들어올 날 손꼽아 기다렸어요

입력 | 2008-09-30 02:58:00


132호 정읍 칠보초교

“대화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공감과 경청’입니다. 먼저 아이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주고 공감해 주면 아이들의 마음도 열리게 됩니다. 독서 모임을 꾸린 후에 함께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진다면 더할 수 없이 좋겠죠.”

10일 전북 정읍시 칠보초등학교 마을도서관. ‘작은 도서관 만드는 사람들’(대표 김수연)과 동아일보, 네이버가 함께하는 ‘고향 학교에 마을 도서관을’ 캠페인의 132번째 학교마을도서관이 문을 열었다. 이날 이곳에서는 독서치료전문가 하제(본명 김경선) 씨의 특강이 열렸다.

40여 명의 주민과 학부모들은 “누구나 살면서 어려움을 겪게 되지만 책을 통해 마음을 열고 진심으로 대화하다 보면 자기 내면이 치유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1년만 꾸준히 투자해도 성과를 낼 수 있다”는 하 씨의 강연에 연방 고개를 끄덕였다.

4학년, 6학년 아이를 둔 주부 권혁순 씨는 “한우를 키우고 있어 책을 읽을 시간이 부족했다. 하지만 젊었을 때 읽었던 소설 ‘테스’를 최근 다시 읽으며 애절함 같은 것을 느껴 강연에 크게 공감했다”며 “올가을에 감성을 건드리는 책을 많이 읽고 강연에서 들은 것처럼 아이들과 함께 책을 찾아 읽고 대화도 많이 나눌 생각”이라고 말했다.

3학년 권지예 학생의 엄마인 박미옥 씨는 “도서관 개관 전부터 학교에 다녀오면 아이들이 새로 들어온 책 자랑이 끊이지 않고, 개관일부터 책을 빌리겠다고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며 “언제든지 갈 수 있는 가까운 곳에서 학창시절 읽던 책들을 다시 접할 수 있게 되니 아이 못지않게 나도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칠보초등학교는 전북 지역에서는 부안군에 이어 두 번째로 학교마을 도서관이 개설됐다. 속해독서법 강사이자 사서 자격증을 가지고 있을 만큼 독서 교육에 관심이 많은 송태신 교장은 “어린이들이 책 속에서 꿈을 찾을 수 있도록 성공사례를 통해 멘터링을 할 수 있는 책을 권하겠다”며 “교장도 늦게까지 남아 학교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담임선생님, 주민들과 대화의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열린 개관식에는 강광 정읍시장, 허기채 정읍교육장을 비롯한 관계자 200여 명이 참석했다.

강광 시장은 “학교마을도서관을 이용하며 주민들의 생활이 더욱 풍요로워지고 어린이들은 지식과 지혜를 쌓아가길 바란다. 행정적 예산적 지원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