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 지도자들과 행정부가 합의한 7000억 달러 규모의 구제금융법안이 미국 하원에서 부결됐다.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뉴욕 증시가 700포인트 폭락하는 등 미국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29일 오후 1시반(한국시간 30일 오전 2시반)에 시작된 미국 하원의 표결에서 '긴급경제안정법(Emergency Economic Stabilization Act of 2008)'으로 이름이 붙은 구제금융법안이 반대 228표, 찬성 205표로 부결됐다.
민주당에서는 반대보다 찬성이 많았지만 공화당에서는 찬성보다 반대가 2배가량 많았다.
당초 미 정부는 구제금융법안이 통과되면 총 7000억 달러 가운데 우선 2500억 달러를 시장에 투입해 금융회사들의 부실 자산을 인수하고 1000억 달러는 대통령의 요청으로 즉시 투입할 예정이었다. 나머지 3500억 달러에 대해선 미 의회가 프로그램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판단할 경우 추가 결의안을 통해 집행을 막을 수 있도록 돼 있다.
미국 CNBC 방송은 "의회 지도자들이 구제금융법안이 하원에서 부결된 만큼 해당 법안이 의회에서 처리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미 행정부는 개별 금융회사를 지원하는 방식을 택하거나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이날 구제금융법안이 하원에서 부결되면서 미국 뉴욕증시가 폭락했다. 이날 오후 1시 55분 현재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는 지난 주말 종가보다 390.36포인트(3.5%) 하락한 10,735.63을 기록하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도 62.50포인트(5.1%) 떨어진 1,151.66을 나타냈고 나스닥 종합지수는 2,062.15로 전주말보다 120.39포인트(5.5%) 떨어졌다.
하원 표결이 진행되는 동안 부결로 기울어지자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는 장중 한때 700포인트가 넘는 사상 최대폭의 급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장택동기자 will7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