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전 대통령이 30일 별세한 부친 김홍조 옹의 빈소가 차려진 경남 마산시 합성2동 마산삼성병원에서 부인 손명순 여사와 함께 헌화한 뒤 상념에 잠겨 있다. 마산=연합뉴스
‘김홍조 표 멸치’ YS의 영원한 ‘정치적 후원자’
김영삼 전 대통령의 ‘정치적 후원자’이기도 했던 부친 김홍조 옹이 30일 경남 마산에서 별세했다. 향년 97세.
김 옹은 노환에 폐렴이 겹치면서 병세가 악화돼 8월부터 집과 병원을 오가며 치료를 받아오다 이날 오전 1시 40분경 입원 중이던 마산 연세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김 전 대통령의 문상호 비서관은 “특별한 유언은 없었고 편안하게 돌아가셨다”고 전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낮 12시 무렵 빈소가 마련된 마산시 합성2동 마산삼성병원에 도착해 부인 손명순 여사와 함께 부친의 영정 앞에서 헌화 묵념했다.
그는 “최근 문안했을 때 ‘자네 잘 있거라’ 하며 힘을 내 말씀한 것이 마지막이었다. 그리고는 눈길조차 주시지 않더니만…”이라며 고인을 회고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일주일 전 손 여사와 함께 병원을 다녀갔다.
김 전 대통령은 “그동안 생신 때마다 한 번도 거르지 않고 꽃을 보내 드렸는데 어제 생신에는 일부러 꽃을 보내드리지 않았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멸치잡이배인 기선권현망 어선 선주였던 고인은 김 전 대통령이 27세 때인 1954년 최연소 국회의원으로 정계에 진출한 이후부터 거제산 멸치를 보내 주위에 선물하도록 했다. ‘김홍조표 멸치’는 오랫동안 유명했다.
고인은 생전에 과묵하고 겉치레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 아들이 대통령으로 있었지만 청와대를 거의 방문하지 않았다.
이날 빈소에는 각계 인사의 조문이 줄을 이었다.
한승수 총리와 김형오 국회의장, 정정길 대통령실장, 맹형규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이 빈소를 찾아 고인을 애도했다. 민주계 핵심이었던 서석재 전 의원과 김광일 전 대통령비서실장, 문정수 전 부산시장, 박종웅 전 의원, 김기수 전 대통령수행실 실장, 이인제 정병국 이주영 의원 등도 자리를 지켰다.
이수성 전 총리와 안우만 전 법무부 장관, 박재규 전 통일부 장관, 유종하 전 외교부 장관, 김재호 동아일보 사장도 조문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1일,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는 2일 조문할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를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위로했다. 이 대통령은 1일 귀국 후 조문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중 전 대통령, 노무현 전 대통령, 전두환 전 대통령,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 등은 조화를 보냈다.
빈소에는 김 전 대통령의 가족을 비롯해 측근인 홍인길 전 대통령총무수석비서관 등이 조문객을 맞았다. 김 전 대통령 측은 “부조금은 일절 받지 않으며 빈소에서는 고인의 신앙생활을 감안해 기독교식으로 헌화 묵념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발인은 4일 오전 8시 반, 장지는 고인의 고향인 경남 거제시 장목면 외포리 대계마을 선산이다. 055-290-5642, 055-290-5651, 055-290-6289
마산=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