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오전 인천 부평구에 있는 노인복지시설인 ‘즐거운 집’.
봉사활동을 위해 즐거운 집을 찾은 화도진중학교(교장 이계만) 학생과 학부모들은 짐을 내려놓은 뒤 곧바로 청소를 하기 시작했다.
일부 학생은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어깨를 주무르며 말벗이 되어주었다.
학부모들은 점심때가 되자 노인들과 함께 먹을 음식을 준비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였다.
식사 준비가 끝나자 학생들은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식탁으로 모셔와 식사하는 것을 도왔다. 》
학부모-자녀 함께 노인 수발
“아이 효심이 한뼘 커졌어요”
“할아버지, 할머니 이것 좀 드셔 보세요.”
“그래 고맙다. 너희들이 친손자들만큼 예쁘구나.”
노인들은 부모와 함께 봉사활동을 하러 온 학생들의 재롱을 보며 친손자, 손녀들을 보는 듯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화도진중학교가 3년 전부터 학부모와 자녀가 함께하는 봉사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이 학교 학부모지도봉사단과 4-H 소속 학부모, 그리고 학생들이 돌아가며 노인복지시설을 찾아 뜻 깊은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것. 학교에서는 학생만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학부모를 동참시켜 부모와 자녀 사이에 폭넓은 대화의 시간을 갖도록 했다.
올해 처음 봉사에 참가한 1학년 최윤지 양은 “자식들에게 버림 받고 생활하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딱한 사정을 보면서 부모를 공경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며 “봉사를 통해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고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 학교가 부모와 학생이 함께하는 복지시설 봉사활동을 마련한 것은 학생들에게 공동체 의식을 심어 주고 인성을 계발하기 위해서다.
노인 공경이란 단어조차 생소한 요즘 아이들에게 노인복지시설 봉사를 통해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마음을 길러주기 위해 2∼3개월에 한 번씩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봉사활동을 통해 보람을 느낀 학생들은 사회봉사단체에 가입해 활동하는 등 나눔을 소중히 생각하는 마음이 생겼다.
화도진중 김준용(특별활동부장) 교사는 “학생들이 봉사활동을 통해 어려운 이웃과 더불어 세상을 살아야 한다는 공동체 의식을 갖게 되는 등 인성 교육에 큰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3학년인 딸 한우리(15) 양과 함께 봉사활동에 참가한 학부모 홍인숙(45) 씨는 “봉사활동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딸에게서 ‘부모에게 효도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겼다’는 말을 듣고 봉사하는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