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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피랍 ‘길용호’ 42년만에 납북 확인

입력 | 2008-10-02 03:26:00


정부 공식인정… 선원 4명 가족에 보상금 지급하기로

1966년 1월 22일 선원 15명을 싣고 서해상에서 조업하던 66t급 저인망 어선 ‘길용호(吉龍號)’가 다급하게 네 번의 교신을 남기고 사라졌다.

이후 중국에 납치된 것으로 알려졌던 길용호가 북한으로 끌려갔다는 사실이 42년 만인 1일 정부에 의해 최종 확인됐다.

통일부는 지난달 30일 ‘납북피해자 보상 및 지원 심의위원회’ 제9차 회의를 열고 길용호 납치 사건을 납북 사건으로 공식 인정하고 선원 4명의 가족이 낸 보상금 지급 신청을 받아들여 1인당 3000여만 원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고 1일 밝혔다.

길용호 납북의 진실은 2001년부터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해 11월 탈북한 진모 씨가 “길용호 선원 서모 씨에게서 길용호 선원 전원이 납북됐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한국 당국에 진술했다. 이후 2004년 10월 다른 선원 서모 씨가 북한에서 한국의 가족에게 안부 편지를 보내 자신이 길용호에 타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2008년 5월에는 납북자가족모임이 입수해 발표한 북한 내 납북자 31명의 단체 사진에서 길용호 선원 2명의 얼굴이 확인됐다. 정부는 또 1966년 당시 중공이 적십자사를 통해 길용호 납치 사실을 극구 부인했다는 내용의 외교문서도 발견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공식 추정 납북 억류자 수를 종전 480명에서 494명으로 늘렸다. 2004년 가족에게 편지를 보냈던 서 씨는 올해 6월 30일 납북자 인정을 받았고 나머지 선원 14명의 이름이 새롭게 등재된 것이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