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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장안동 性업소 60% 폐업, 끈질긴 단속 결실 보인다

입력 | 2008-10-02 03:26:00


“2개월 넘도록 영업 못해” 업소 여성들도 떠나

일부 업주 재기 모색… 경찰 “性戰 끝까지”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에서 불법 성매매를 해온 업소의 약 60%가 문을 닫은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장안동 지하철 5호선 장한평역 인근에서 불법 성매매를 해오던 업소 61곳 중 37곳(60.7%)이 최근 관할 세무서인 동대문세무서에 폐업 신고를 냈고 1곳은 휴업 신고를 냈다”고 1일 밝혔다.

장안동 성매매 업소를 집중 단속해온 이중구 동대문경찰서장은 “동대문세무서를 통해 이 같은 결과를 확인했다”며 “과거 성매매 업소였던 곳 가운데 예닐곱 군데는 이미 모텔이나 노래방으로 업종을 바꾼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성매매 업소들이 이처럼 대거 세무서에 폐업 신고를 낸 것은 당초 예상과 달리 경찰의 집중 단속이 계속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영업을 하지 못해 소득도 없는 상황에서 폐업 신고를 하지 않을 경우 세금 부담이 크다는 점도 또 다른 이유로 꼽힌다.

성매매 업소 주인인 A 씨는 “7월 말부터 지금까지 영업을 못해 수입이 거의 없다”며 “경찰의 집중 단속도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아 업주들 중 적지 않은 수가 일단 폐업 신고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업주들의 대책회의도 거의 열리지 않고 있다.


▲ 영상취재 : 서중석 동아닷컴 기자

A 씨는 “추석 직전이었던 지난달 10일경 대책회의를 연 뒤로는 별다른 회의도 없었다”며 “요즘에는 평소 친분이 있는 몇몇 업주들끼리 모여서 앞으로 어떻게 될지 걱정하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대책회의에서 업주들이 논의했던 금품 및 성 상납 경찰관 명단 공개, 일부 경찰관으로부터 얻어낸 동대문경찰서 소속 경찰관들의 연락망과 근무 일정표 공개 등의 압박 전략도 수면 아래로 완전히 들어간 상태.

이에 따라 ‘장안동 성전(性戰)’이 경찰의 승리로 막을 내리는 것 아닌가 하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성매매 업소 밀집 지역의 공인중개사 사무소 등에 따르면 최근 성매매 업소에서 일했던 대다수 성매매 여성이 아예 장안동을 떠나고 있다.

장한평역 근처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 관계자는 1일 “지난달 중순부터 나오고 있는 원룸이나 오피스텔의 70% 이상은 ‘업소 아가씨’들이 지내던 곳”이라며 “이삿짐을 운반하는 소형 트럭들도 눈에 띄게 늘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업주는 “폐업 신고를 낸 업주들 중에도 여전히 기회만 되면 다시 영업을 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폐업 신고를 ‘연막전술’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에 대해 이 서장은 “성매매 업소가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지속적으로 단속을 한다는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