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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기]이슈점검/경쟁력 잃은 인천항

입력 | 2008-10-02 07:44:00


공시지가 매년 상승… 이용업체에 부담 가중

평택항 공격적 마케팅에 이전 검토 업체 늘어

인천항만공사가 책정한 남항, 외항의 야적장 임대료가 내항에 비해 2배 이상 비싼 데다 매년 공시지가 상승에 따라 오르고 있어 물류업체들이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내항 야적장의 한 달 사용료는 1997년 정부 고시에 따라 m²당 571원으로 결정된 뒤 매년 생산자물가 상승률에 따라 인상돼 현재 m²당 600원 선이다. 그러나 남항 등은 면적에 공시지가율 등을 곱한 임대료를 받고 있어 m²당 1000∼3500원에 이르고 있다.

이처럼 야적장 임대료가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내항의 경우 인천항만공사의 항만시설 사용 및 사용료 등에 관한 규정을 적용받지만 다른 항은 국유재산법을 적용받기 때문이다.

남항 아암물류단지에서 물류센터를 운영하는 A업체는 4만여 m²의 터를 m²당 한 달 1200원에 빌려 사용하고 있다. B업체도 m²당 한 달 사용료 1800원을 내고 있다.

A업체 관계자는 “야적장으로 빌려 쓰고 있는 터의 공시지가가 지난해 m²당 35만 원에서 올해 42만8000원으로 올랐다”며 “공시지가 상승으로 해마다 오르는 임대료가 업체에는 큰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인천항을 이용하는 물류업체 상당수는 인근 평택항 등지로의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 실제로 인천항을 이용하는 C업체는 최근 평택항에 터를 확보하고, 물류창고 신축공사를 발주해 놓은 상태다.

특히 경기도는 25일 과천시 경마공원 컨벤션홀에서 국내외 선사와 화주, 물류기업, 연구기관 등 항만·물류 관계자 300여 명을 대상으로 ‘평택항 국내 투자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2010년 완공을 목표로 건설하고 있는 평택항 배후단지의 임대료를 파격적으로 낮게 책정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평택항으로 이전을 고려하는 업체가 점점 늘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항만공사는 최근 인천항 내 컨테이너터미널 1단계 부두의 야적장 사용료 부과기준 개편을 추진하고 나서 항만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부산항이나 광양항은 1개 컨테이너터미널 부두의 임대료로 연간 70억 원 이상을 받고 있으나 인천은 m²당 571원을 받아 14억 원에 불과하기 때문에 현실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A업체 관계자는 “인천항의 터 사용료는 부산항이나 군산항 등에 비해서도 비싼 편”이라며 “인천항이 다른 항에 경쟁력을 갖추려면 합리적인 임대료를 책정하고, 요금체계도 단일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