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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화제! 이사람]LPGA 대기 선수서 올스타급 성장 최나연

입력 | 2008-10-03 02:58:00

최나연은 올 시즌 대기 선수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에 데뷔한 지 1년도 안 돼 ‘별들의 잔치’인 삼성월드챔피언십에까지 출전했다.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최나연이 드라이버를 어깨에 멘 채 포즈를 취했다. 하프문베이=김종석 기자


“아직 험한 길… 이 악물고 해볼래요”

“마음고생이 많았는데…. 이런 자리에 설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어요.”

후보 선수였다 올스타전에 당당히 주전으로 뽑힌 격이니 얼마나 뿌듯할까.

그래서인지 그 어느 때보다 설레는 마음으로 대회를 준비하고 있는 듯했다.

3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프란시스코 인근 하프문베이GC에서 개막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삼성월드챔피언십에 출전한 ‘얼짱 골퍼’ 최나연(21·SK텔레콤).

그는 올해 초만 해도 대기 선수로 LPGA투어에 데뷔해 대회 때마다 예선전을 치르거나 결원이 생겨야 겨우 출전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올 시즌 20개 대회만 출전하고도 한 차례의 예선 탈락도 없이 6위 이내에 7차례나 들면서 20명으로 제한된 ‘별들의 잔치’인 이 대회 초청장을 받았다. 올 시즌 상금 랭킹은 9위(99만9538달러).

앳된 이미지를 지닌 최나연에게 처음 겪어보는 낯선 미국 투어 생활은 고생의 연속이었다. 아버지가 운전하는 밴을 타고 10시간 넘게 1000km를 이동하기도 했으며 캐나다여자오픈에 출전할 때는 비행기로 2시간 거리를 항공사의 착오와 악천후 등으로 사흘 동안 필라델피아 공항에 묶여 있던 적도 있었다. 느끼한 미국 음식에 잘 적응하지 못해 대회 때는 골프장 인근의 집을 빌려 어머니가 해주는 고기와 찌개를 먹어야 힘이 난다.

“못 버틸 것 같았지만 잘해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각에 이를 악물었어요. 멀리 고국에서 응원해 주는 분들도 큰 힘이 됐지요. 자주 못 봬도 오히려 팬들이 늘었어요.”

비거리를 늘린 그는 평균 258야드(20위)의 드라이버를 날렸으며 10개의 이글을 낚아 2위에 올랐다. 올봄 영입한 미국인 전담 캐디는 장정, 안시현의 가방을 6년 동안 멘 경험이 있어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

최나연은 우승 문턱에서 몇 차례 불운에 시달리며 미국에서는 우승이 없기에 갈증이 커보였다.

“우승은 운도 따라야 하지만 열심히 해야 누군가 도와주겠죠. 체력을 보강하고 스코어를 결정짓는 쇼트게임과 퍼트도 보완해야 하고…. 아직 갈 길이 멀어요.”

하프문베이=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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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 취재 : 김종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