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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산책]‘투수 타이틀’ 감독 하기 나름?

입력 | 2008-10-03 02:58:00


올 프로야구 정규시즌이 주말에 막을 내립니다. 누가 개인 타이틀을 차지하느냐가 마지막까지 관심을 끕니다.

‘1등’은 욕심내는 게 당연합니다. 그러다 보니 시즌 막판이면 심심치 않게 ‘밀어주기’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1984년 이만수(SK 코치)의 사례는 아직도 회자됩니다. 당시 삼성 소속으로 타자 트리플 크라운(타율, 홈런, 타점)을 눈앞에 둔 이 코치는 타율에서 롯데 홍문종에게 0.001 차로 쫓겼습니다. 그러자 삼성 김영덕 감독은 마지막 롯데와의 2연전에서 홍문종을 9타석 연속 고의 볼넷으로 걸렀습니다. 김 감독은 “비난은 순간이지만 기록은 영원하다”는 말을 남겼고 이 코치는 타격 3관왕이 됐습니다.

지난해 일본에서는 ‘바보 논쟁’이 화제가 됐습니다. 퍼시픽리그 터피 로즈(오릭스)와 야마사키 다케시(라쿠텐)의 홈런 경쟁이 치열했는데 라쿠텐전에서 고의 볼넷으로 타격 기회를 놓친 로즈가 “라쿠텐의 노무라 감독은 바보”라고 비난하자 야마사키가 “자기 생각만 하는 당신이 바보”라며 설전을 벌였습니다. 홈런왕은 야마사키가 됐습니다.

SK 김광현이 투수 트리플 크라운(다승, 탈삼진, 평균자책)을 이룰지 주목됩니다. 그는 2일 현재 다승(16승) 1위는 확정했지만 탈삼진(138개)과 평균자책(2.50)은 2위입니다. 탈삼진은 한화 류현진(143개), 평균자책은 KIA 윤석민(2.44)이 선두입니다. 하지만 3일 KIA전에 선발로 나서는 김광현이 4이닝 이상을 무실점으로 막고 탈삼진을 6개만 보태면 3개 부문 선두가 됩니다.

문제는 그 뒤입니다. 4일에는 SK, 한화, KIA 모두 경기가 있습니다. 정규시즌 마지막 날인 5일에는 SK만 경기를 합니다. 가능성만 따진다면 3일 김광현의 성적을 보고 4일 류현진이나 윤석민이 등판할 수 있고, 다시 그 결과를 보고 5일 김광현이 출격할 수 있습니다.

한화 김인식 감독은 “류현진이 원하면 4일에 내보낼 수 있다”고 했습니다. KIA 조범현 감독 역시 “윤석민이 원하면 4일 출전시킬 수 있다”고 했습니다. SK 김성근 감독은 “김광현은 3일이 마지막 등판이다. 밀어주기는 없다”면서 “김인식 감독도 비슷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탈삼진과 평균자책왕은 언제 확정될까요. 3일, 4일, 아니면 5일?

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