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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XT KOREA]클린에너지로 세계시장을 지배한다

입력 | 2008-10-06 02:56:00


삼성의 알찬 꿈

국내 주요 그룹이 신(新)성장동력 발굴과 추진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요즘 삼성그룹은 숨을 고르며 정중동(靜中動)하고 있다. 삼성그룹에 불어 닥친 여러 가지 시련 때문에 그룹 차원에서 신성장 엔진을 본격 가동하는 데는 다소 시간이 필요하고 조심스러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미래’를 잃을 수는 없다는 각오로 삼성물산 삼성에버랜드 삼성SDI 삼성전기 등 삼성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은 ‘에너지’라는 새로운 동력을 차곡차곡 키워가고 있다. 대표 계열사인 삼성전자가 그동안 이끌어온 반도체, 휴대전화, 액정표시장치(LCD)의 뒤를 잇는 삼성의 미래로 친환경 에너지에 중점을 두고 있다.

삼성의 한 고위 임원은 “에너지 사업은 현재 계열사별로 각개약진하고 있지만 삼성 특유의 응집력이 발휘될 수 있는 순간이 오면 또 한번의 ‘삼성 신화’를 보여줄지 모른다”고 말했다.

○ 태양광발전 진출 러시

삼성의 에너지 사업 중 태양광발전 진척 속도가 주목된다.

삼성에버랜드는 9월 29일 경북 김천시에서 태양광발전소 상업생산을 시작했다. 1400억 원이 투자된 이 시설은 순간발전용량 18.4MW급으로 국내 최대 규모이다. 연간 발전용량 2만6000MW는 김천시 전체 가구의 15%인 8000여 가구가 1년 간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삼성에버랜드는 이 발전소의 상업운전을 통해 연간 180억 원의 전력판매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태양광발전소 건설로 얻는 1만7000t 규모의 이산화탄소 배출권을 국제시장에 팔아 ‘친환경 에너지 기업’의 이미지를 확고히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물산도 9월 4일 전남 진도군에 3MW급 태양광발전소 ‘솔루채 진도’를 완공하며 본격적인 태양광발전 진출을 선언했다. 8만6000m² 용지에 220억 원이 투입돼 완공된 솔루채 진도는 태양광발전 원료와 소재 사업을 해오던 삼성물산이 직접 전력 판매에도 나섰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로써 삼성물산은 폴리실리콘, 웨이퍼 같은 태양광 원료 및 소재에서부터 태양전지(셀), 모듈 등의 제품, 시스템 분야, 그리고 태양광발전소 건설 및 운영까지를 수직 복합화해 태양광발전의 일관체제를 갖추게 된 것이다. 삼성물산 측은 “솔루채를 태양광 발전 전문 브랜드로 키워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캐나다 유럽 중국의 태양광발전 시장에도 적극 진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사업도 시동

삼성물산은 올해 7월 인도네시아에서 현지 회사와 합작해 대규모 팜 농장을 인수했다. 이 농장에서 연간 10만 t 이상의 팜유를 생산해 바이오디젤의 원료로 판매할 계획이다.

최근 10년간 바이오디젤 연료인 팜유 시장은 매년 평균 12%가량 빠르게 성장해왔다.

삼성물산은 브라질의 사탕수수와 동남아시아의 해조류를 원료로 이용하는 바이오에탄올도 개발해 2012년까지 연간 80만 t 규모의 바이오에너지 생산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에버랜드가 추진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분야 중 하나인 ‘히트펌프’ 사업은 지하수, 냉각수, 해수 등에 포함된 저온(5∼35도)의 미활용 에너지를 열원으로 활용해 고온(55∼90도)의 에너지를 생산해내는 친환경 열 생산 시스템이다.

삼성에버랜드 측은 “히트펌프는 버려지는 물을 이용해 에너지를 생산하는 것이기 때문에 환경오염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며 “열효율도 기존 보일러나 열병합 발전보다 3, 4배 도 높다”고 밝혔다.

이 밖에 삼성SDI는 발전용 연료전지를 꾸준히 개발 중이다. 삼성SDI는 2002년 모바일 연료전지 개발을 시작으로 소재, 시스템 등 연료전지 분야에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해 현재 1000여 건의 특허를 출원한 상태이다.

삼성SDI 측은 “축적된 연료전지 기술을 바탕으로 친환경 연료전지 사업에도 진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기도 지난해 기존 정보기술(IT)산업에 환경, 에너지, 바이오를 결합한 ‘미래 속으로(Into the Future)’라는 전략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광(光), 소재, 무선 등의 3대 기술을 융합해 태양전지 파워시스템, 발광다이오드(LED) 감성조명 등 친환경 분야를 과감히 육성할 계획이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