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첨단제품 속속 개발… 대만, 정부 차원 맹추격
세계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는 한국과 일본, 대만 등 3국의 선점 경쟁이 치열하다.
소니, 샤프, 도시바, 파나소닉 등 일본 주요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7월 정부 신에너지·산업기술종합개발기구(NED)의 주도로 40인치 이상 대형 TV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개발에 나섰다. 총 9개사가 향후 5년간 35억 엔을 투자해 대형 패널 기술과 절전 기술, 내구성 향상 기술 등 핵심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 2000년 초반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투자를 미루다 한국 업체들에 뺏긴 주도권을 OLED 시장에서 되찾는다는 계획이다.
일본 소니는 11인치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TV를 개발한 데 이어 지난해 이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해 일본과 미국, 유럽 시장 등에 선보이고 있다.
일본 히타치제작소와 캐논도 휴대전화나 디지털카메라용 OLED 개발에 힘쓰고 있으며, 도시바도 30인치 OLED 제품을 내년쯤 출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파나소닉도 내년 봄까지 AMOLED 라인을 갖추고 2011년부터 대형 TV의 상용화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대만의 추격세도 매섭다.
대만 정부는 ITRI라는 국책연구소를 중심으로 OLED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또 삼성SDI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OLED 양산을 시작한 대만 디스플레이업체 CMEL은 휴대전화 및 모바일TV, 디지털액자용 AMOLED 디스플레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CMEL은 최근 들어 늘어나는 수요를 따라잡기 위해 월 30만 대 수준이던 생산량을 100만 대까지 확대하기로 한 데 이어 AMOLED 두 번째 생산라인을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LCD나 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PDP) 연구 당시와 달리 차세대 디스플레이의 경우 국내 업체들도 충분한 기술 역량을 갖추고 있다”며 “현재의 주도권을 뺏기지 않으려면 차세대 디스플레이에 대한 업계, 학계, 정부 모두의 충분한 이해와 상호 공조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