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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등 따뜻하고 배부르다” 한국 찜질방 인기 소개

입력 | 2008-10-06 17:05:00


한국에서 공중목욕탕이 온갖 즐거움과 안락함을 누릴 수 있는 찜질방으로 변모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5일 보도했다.

NYT는 찜질방을 jjimjilbang으로 표기하면서 한국인들이 안락한 삶을 떠올릴 때 얘기하는 '등 따뜻하고 배부르다'는 말이 찜질방만큼 잘 확인되는 곳이 없다면서 찜질방의 인기를 소개했다.

한국에서 1990년대 말까지 많은 목욕탕이 하루 24시간 영업하는 휴식공간으로 탈바꿈하면서 찜질방에 가는 것이 영화관에 가는 것만큼이나 생활의 한 부분이 됐다는 것.

2006년 기준 한국에는 전국적으로 1만3000개 이상의 찜질방이 있고 서울에만 2500개 이상이 있다며 이 중에는 수천 명이 한꺼번에 들어갈 수 있는 곳도 있다고 NYT는 보도했다.

1925년 일제시대 때 일본인들을 위한 목욕탕이 처음 만들어진 이후 한국에서 샤워문화가 늘어나면서 목욕탕은 사라지는 추세였지만 찜질방으로 현대화된 뒤 새롭게 인기를 모으고 있다는 것.

NYT는 요금이 8000원 안팎인 찜질방 이용 방법을 자세히 설명하면서 일부 찜질방들은 노래방, 콘서트홀, 수영장에 심지어 실내골프연습장, 카페테리아와 비디오방을 갖춘 곳도 있다고 소개했다.

NYT는 한양대에서 일본어를 가르치는 김은영(40) 씨의 말을 인용, "(찜질방에서는) 먹고, 자고, 데이트하고, TV를 보고, 책을 읽고, 컴퓨터게임을 할 수 있다"며 "한국식으로 휴식을 취하는 모든 서비스를 한번에 받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찜질방에서 가끔 데이트를 한다는 대학생 한재관(25) 씨는 "카페에서는 주인이 몇 시간 동안 추가 주문 없이 앉아 있으면 환영하지 않는 표정을 짓지만, 여기서는 원하는 대로 오랫동안 머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찜질방이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NYT는 한 씨의 여자친구인 양은영(25) 씨의 말을 인용해 젊은 커플의 키스와 낯선 사람이 가득한 방에서 남자친구의 팔을 베고 잠자는 여자 등 찜질방에서의 공개적인 애정 표현에 눈살을 찌푸리게 되는 경우도 있다고 보도했다.

넓은 온돌 홀에서 여러 사람이 함께 잠을 잘 때 코를 고는 것도 또 다른 문제점이고 많은 가족이 잠자면서 때때로 뒤섞이는 것도 난처한 일이라 것.

성하운 기자 haw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