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윤영희(39) 씨는 가을을 맞아 5일 초등학생 자녀와 함께 인천 남동구 장수동 인천대공원에 조성된 인천수목원을 찾았다. 탐방로를 따라 심어진 1000여 종의 꽃과 나무를 둘러본 그는 모처럼 도심 속 자연을 만끽했다.
윤 씨는 “삭막한 도시를 벗어나 머리를 식히기에는 더없이 좋은 공간”이라며 “수목정보센터에서 국내외에 자생하는 꽃과 나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어린이들을 위한 현장학습 코스로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2일 문을 연 인천수목원에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인천시가 2004년부터 23만 m²가 넘는 용지에 +60억여 원을 들여 만든 이 수목원에는 현재 1006종의 꽃과 나무 21만4000여 그루가 자라고 있으며 40곳이 넘는 테마형 전시원이 설치됐다.
가장 눈에 띄는 전시원은 해안사구원.
인천지역 150여 곳의 섬에서 자생하는 식물 111종, 1만7692그루를 심었다. 바닷가 모래밭에서 자라는 통보리사초 등을 볼 수 있으며 냇물이 흐르는 연못으로 바닷가를, 모래둔덕으로 해안사구를 재현했다.
수목원에서 가장 비싼 나무인 금송 3그루가 자라고 있는 소나무원에는 소나무 47종, 1만3986그루가 있다. 소나무로 기둥을 세우고, 황토로 벽을 바른 전통 민가(52m²)가 있어 옛 정취를 물씬 풍긴다.
오감원은 청각과 미각, 촉각, 시각, 후각으로 식물을 감별할 수 있는 공간. 89종의 식물을 전시해 놓았다. 향기를 맡을 수 있는 ‘냄새나는 식물원’, 독특한 촉각을 느끼는 ‘만지면 이상한 식물원’, 바람에 소리를 내는 ‘소리를 내는 식물원’ 등으로 꾸몄다.
사계원에서는 봄에 피는 매화와 목련 등 각 계절을 상징하는 식물 159종을 만날 수 있다.
실용식물원은 식탁에 올려지는 열매를 맺는 식물을 모은 ‘식용원’(21종), 병을 다스리는 데 필요한 식물을 다룬 ‘약용원’(68종), 염색이나 자재 등으로 활용하는 식물을 키우는 ‘자재원’(16종)으로 나뉜다.
한시와 민요, 동요, 속담, 설화 등에 등장하는 식물을 볼 수 있는 ‘문화식물원’은 어린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희귀자생원에는 멸종위기에 처한 인천의 보호식물과 특산식물 등 68종, 4011그루가 수목원의 보살핌을 받으며 자라고 있다.
이 밖에 돌과 나뭇가지 등으로 다양한 형태의 정원을 꾸며 야생조류와 나비, 잠자리, 개구리 등을 볼 수 있는 자연생태원과 수생식물이 자라는 연못원이 관람객을 맞는다.
탐방로를 따라 전망대 등이 설치돼 있으며 전시시설을 둘러보는 데 1시간 정도 걸린다.
입장료는 없지만 전화로 예약해야 관람할 수 있다. 하루 3차례 각각 100명씩 입장할 수 있다. 032-440-4956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