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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지, 싱글맘에 대한 편견이 최진실 죽음으로 몰았다

입력 | 2008-10-07 15:17:00


'한국 사회의 편견이 최진실을 죽음으로 몰았다.'

미국 주간지 '타임'이 최진실의 자살을 크게 보도하면서 싱글맘에 대한 한국사회의 편견을 꼬집었다.

타임은 7일 인터넷판 '한국인들, 유명인사의 죽음에 충격 받다'(South Koreans are shaken by a celebrity suicide) 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최진실이 자살한 이유는 인터넷 악성 댓글 외에 △편모(偏母)에 대한 편견 △심리적 병에 대한 그릇된 인식이 한몫했다고 보도했다.

기사에 따르면 최진실은 2004년 전 남편과 이혼한 후 방송·영화계의 기피 인물이 돼 왔다. 이혼한 여성이나 혼자 자녀를 키우는 '싱글맘'을 주연 급으로 선뜻 기용하는 제작자나 방송사는 흔치 않았다는 것이다.

타임은 "한국 언론들은 최진실의 죽음을 인터넷 악플 때문이라고 보도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보수적인 사회에서 최진실이 '싱글맘'으로 느꼈던 고통을 다루는 기사는 거의 없다"고 꼬집었다.

최진실은 한국에서 금기시된 주제인 싱글맘에 대해 공개적인 장소에서 여러 차례 언급, 편모 가정에 대한 편견을 깨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한국 사회에서 싱글 맘들은 강한 성격의 소유자이거나 정신적인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인식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한 연예 칼럼니스트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한국에서는 '엄마가 키우는 아이'라는 꼬리표를 떼기 위해 할머니 할아버지 손에 손주를 맡기거나 고아원 등에 맡긴 뒤 입양을 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또 "한국에서는 정신적인 문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얘기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한다"며 "그 이유는 한국인들이 일자리를 잃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한국의 자살률이 특히 높은 이유도 정신적인 문제를 공개적으로 해결하기 보다는 숨기는 데 급급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국에서 최진실은 지난 20년간 줄리아 로버츠, 안젤리나 졸리 이상 가는 전 국민의 연인이었으나 그의 죽음 이후에는 한국 사회에서 여성들이 겪어야 하는 고난의 상징이 됐다"는 게 타임 기사의 주 내용이다.

나성엽기자 cpu@donga.com


▲ 영상취재 :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 영상취재 : 신세기 동아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