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이모(31 )씨는 1m 전방에 있는 사물도 알아보기 힘든 고도근시로 고등학교 때부터 두꺼운 안경을 끼고 생활해 왔다. 안경을 쓰지 않으면 사람을 잘 알아보지 못해 주변에게 ‘버릇없는 사람’으로 찍히기도 했다.
이 씨는 최근 라식수술 기술이 많이 발전했다는 소문을 듣고 시력교정 수술을 받기로 했다. ‘강남밝은 세상안과’를 찾은 그는 2시간이 넘게 걸린 검사를 받은 뒤 야간 시력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 ‘아이라식’을 추천받았다. 》
1m 앞도 가물가물 고도근시, 10분 시술로 “시력 1.2”
초정밀 레이저로 부작용 최소화… 야간 시력도 OK
○ 레이저로 진행되는 아이라식
이 씨는 처음에는 수술법 이름이 생소해 주저했다. 그러나 담당 의사로부터 지난해 미국 전체 시력교정 수술 중 42.5%가 이 수술법을 사용했고 다수의 미국항공우주국(NASA) 우주인들도 이 수술을 받는다는 설명을 듣고 수술을 받기로 했다.
라식 수술은 각막 표면을 벗겨낸 뒤 레이저를 쏘아 시력을 교정한 다음 벗겨낸 각막절편을 덮어주는 수술이다.
아이라식은 각막을 벗겨내는 데 기존의 철제 칼을 사용하지 않고 정밀 레이저를 사용하는 것이다.
레이저를 사용하면 철제 칼보다 각막을 100μm정도의 얇은 두께로 매끄럽게 자를 수 있다. 각막을 얇게 자르면 각막 심층부를 절개하지 않아 안구 건조증이 적게 유발되는 장점이 있다.
수술 중 혹시라도 눈을 심하게 움직여 교정이 잘못되면 어떻게 하나 걱정도 했지만 수술 장비에 장착된 안구 추적 장치가 그런 문제를 해결해 준다고 해서 안심이 됐다.
수술 시간은 10분 남짓. 통증은 거의 느끼지 못했다. 수술실에서 나오자 시야가 흐리긴 했지만 눈의 시력이 좋아진 것을 바로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아이라식도 기존에 라식에서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심한 안구건조증이 있거나 △선천적으로 각막 두께가 얇거나 △각막이 튀어나온 원추각막을 가지고 있거나 △눈의 안압이 높다면 아이라식 수술로 인해 증상이 더 악화될 수 있으므로 사전에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
○ 수술 일주일 후 시력 1.0 이상 회복
이 씨는 수술 다음 날부터 시력이 급격히 좋아진 것을 느꼈다.
아침에 깨어나서 모든 것이 뚜렷하게 보이자 혹시 렌즈를 끼고 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였다. 몇 시인지 알기 위해 시계를 눈앞까지 당겨 볼 일도 없었다. 일주일 후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으니 시력이 1.2가 나왔다.
이 씨는 “세상이 또렷하게 보이니 삶의 활력이 생긴다”며 “난시까지 함께 교정돼 시야가 더욱 선명해 지고 야간 시력도 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국내 아이라식 연구회에 따르면 국내 대학병원과 시력교정 전문병원이 2007년 4∼7월 아이라식 수술을 받은 212명을 조사한 결과 수술 일주일 후부터 1.0 이상의 시력을 얻은 환자가 95.4%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씨는 수술 당일, 3일 후, 일주일 후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았다.
의사는 “수술 후 3개월 정도는 매달 한 번씩 병원에서 검진을 받고 6개월 동안은 외출할 때 선글라스를 착용해 자외선으로부터 눈을 보호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시력교정 수술 시 유의할 점
아무리 최첨단의 수술법이라도 수술 전후 관리가 소홀하면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수술 전에는 각막굴곡도 검사, 안경도수 검사, 각막두께 검사, 안압 검사 등을 받아야 한다.
정확한 검사를 위해서는 열흘 전부터 콘택트렌즈를 착용해서는 안 된다.
수술 후에는 눈을 다치지 않도록 조심하고 비비지 말아야 한다. 세수를 하거나 샤워할 때 눈에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한다. 수술 후 2개월은 술을 마시지 말고 눈 질환이 생길 수 있는 수영장, 사우나 등은 피한다.
김진국 강남밝은세상안과 원장은 “아이라식은 야간 빛번짐 현상, 안구건조증을 줄여 기존 라식수술의 부작용을 상당히 개선한 치료법”이라며 “그러나 환자의 눈의 특성에 따라 수술 가능 여부가 결정되는 만큼 사전에 철저한 검사를 통해 눈 상태를 충분히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