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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르코르동 블뢰’ 육성, 해외 한식당 3만곳 늘리기로

입력 | 2008-10-10 02:54:00

윤장배 농수산물유통공사 사장


■ 농식품부 ‘한식 세계화 프로젝트’ 16일 선포식

표준 요리법 개발-DB 구축… 내년 200억 투입

농림수산식품부와 농수산물유통공사는 한식을 세계 5대 요리의 하나로 만들기 위해 현재 1만여 곳으로 파악되는 해외 한식당을 2017년까지 4만 곳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9일 밝혔다. 요리 전문가들은 세계 5대 요리로 프랑스 이탈리아 중국 일본 태국 요리를 꼽고 있다.

농식품부는 또 한식이 세계화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를 전문인력 양성기관이 부족하기 때문으로 보고 프랑스의 세계적 요리학교인 ‘르코르동 블뢰’ 같은 한식 조리아카데미를 육성키로 했다.

농식품부는 한식 세계화 사업을 국내 식품산업의 성장동력으로 만들기 위해 ‘한국식품박람회 2008’ 행사 기간인 16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농수산물유통공사 대회의실에서 ‘한식 세계화 비전 선포식’과 관련 학술세미나를 열 예정이다.

윤장배 농수산물유통공사 사장은 이와 관련해 8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단순히 해외 한식당의 수만 늘리는 게 아니라 현지인이 주인이 돼 교민이나 한국 관광객보다 현지 외국인들이 즐겨 찾는 곳이 많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한식 세계화 사업으로는 한식 대표 음식과 표준요리법을 개발해 보급하고, 해외 한식당 간 네트워크와 데이터베이스(DB)를 만들며, 해외 우수 한식당에 대한 인증제를 도입하는 방안 등이 추진된다.

또 한식 이미지를 고급화하기 위해 한국 문화를 접목한 식기와 주방기기, 복장을 개발하고 한식에 대한 흥미를 높일 이야기 소재들도 발굴한다.

이를 위해 한국음식 전문가 국가공인 민간자격제도를 신설하고, 지방자치단체 단위로 한식 조리아카데미를 육성해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한편 외국 대학과 세계 유명 요리학원에 한식 과정 개설을 추진하기로 했다.

국내 한식 조리 교육기관으로는 사설학원 80여 곳과 몇몇 전통음식연구소, 대학 과정이 있으나 대부분 조리교육 특성이 뚜렷하지 않고 규모가 작거나 조리사 자격증 취득반 위주로 운영되고 있다.

정부는 또 한식 마케팅의 일환으로 한식 조리사를 파견하는 해외공관을 지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농식품부와 농수산물유통공사는 한식 세계화 사업에 내년 200억 원, 2010년 35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해외로 진출하는 한식당에는 업체당 10억 원까지 연 4%의 저리로 자금을 지원할 방침이다.

농수산물유통공사 측은 “일본 요리가 초밥 하나로 세계 일류가 된 것처럼 우리도 한식 세계화를 위한 대표 품목을 선정해 재료와 조리법을 체계적으로 표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사장은 “미국 뉴욕에는 1인분에 400달러인 고급 일식당이 있지만 한식은 아직까지 그런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게 사실”이라며 “맛과 멋, 의미와 문화를 갖춘 한식이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음식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