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롯데를 12-3으로 대파한 삼성의 선동렬 감독과 이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삼성 박석민이 경기 직후 함께 가진 언론 인터뷰 때 상황이다.
선 감독이 1차전 승리 소감을 짧게 말한 뒤 박석민에게 마이크가 넘어 갔다. “가장 중요한 1차전을 이겨서 기쁘다. 1차전 승리로 남은 경기에서 부담을 많이 덜게 됐다”는 교과서 같은 대답이 나왔다.
옆에서 듣고 있던 선 감독이 농담조로 한마디를 던졌다. “그런 뻔한 얘기 말고 하고 싶은 얘기를 해. 그 왜 하고 싶은 말 있잖아.”
머뭇거리던 박석민이 이번에는 “3연승으로 플레이오프 진출을 빨리 결정 짓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선 감독이 웃으며 끼어들었다. “그래 바로 그런 얘기, 그런 말을 하라는 거지.”
선 감독은 준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가 시작되기 전 롯데가 다소 우세할 것이라는 대다수 전문가의 생각과는 달리 3승 1패로 삼성이 승리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1차전을 이기고 나자 “3연승을 해버리겠다”는 박석민의 말에 맞장구를 칠 만큼 선 감독의 자신감은 더욱 강해졌다.
선 감독은 1차전을 앞두고 “우리 타자들이 최소한 5, 6점은 충분히 뽑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1차전에서 삼성은 12점을 뽑았고, 롯데는 3점에 그쳐 선 감독의 예상이 들어맞았다.
선 감독은 9일 2차전을 앞두고는 예상 스코어를 밝히지 않았지만 “선수들 컨디션과 집중력이 어느 때보다 좋다. 선수들이 알아서 잘할 것”이라며 여유를 보였고 삼성은 2차전도 이겼다.
선 감독의 강한 자신감이 그의 예상인 3승 1패 또는 그의 희망인 3연승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부산=이종석 기자 wing@donga.com